“현실 외면·실리없는 악수” 비판
“대형 항만 80%는 외국 업체 소유”
‘오일 머니’ 유입 줄어들까 우려도
아랍에미리트연합 국영회사 ‘두바이 포트월드’(DPW)의 동부지역 6개 주요 항만운영권 인수가 불발로 끝난 것은 명분과 실리 면에서 미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두바이의 항만운영권 인수가 좌절됨으로써 미국은 테러와 국가 안보라는 추상적인 정치적 목표를 위해 자유로운 투자와 교역이라는 미국 경제의 최대 장점이자 명분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미국 경제는 그동안 모든 것을 시장의 결정에 맡긴다는 것을 강조해 왔으나 앞으로는 보호주의 정서가 시장에 개입, 흐름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세계 최고 투자지역으로서 미국의 매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항만운영권을 인수하려 했으나 결국 성취하지 못한 기업이 아랍 지역에 속한 국가라는 점에서 미국에 대한 중동의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걱정 어린 시각도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중동 국가로서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미국의 3대 교역국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미 군수산업의 핵심시장 가운데 하나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이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동 자유무역지대 창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워싱턴 정가가 DPW의 항만운영권 인수에 반대한 것은 미국 내 시장 현실을 도외시한 실리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악수’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전직 해안경비대원이며 항만 안전 전문가 스티븐 플린은 “화물 선적 및 하역 작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외국 회사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미국 회사는 별로 남아 있지 않다”며 이를 둘러싼 안보논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도 미국 내 항만운영권의 상당수가 이미 외국 회사 손에 들어가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내 주요 10개 항만의 컨테이너 부두 가운데 60% 이상의 운영권을 외국인이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소유하고 있고 일부 부두는 외국 정부의 국영 회사가 운영권을 갖고 있다.
앞서 월스트릿 저널 등은 이미 미국 대형 항만의 80%를 외국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새삼스러운 안보 논란을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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