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나라] ‘대담’ 여우들 늑대도 못당해…
1단계 깜찍기습 2단계 은밀유혹 3단계 대담도발
여자의 입술과 손, 그리고 발가락이 바빠졌다. 이성을 대하는 태도가 고속도로의 스포츠카처럼 날렵해졌기 때문이다. 앞만 보고 거침없이 돌진하는 저돌적인 여인네 때문에 남자들의 얼굴은 갈수록 홍당무로 변하고 있다.
광고 속 여성들의 ‘유혹의 기술’이 점입가경이다. 수줍게 눈을 흘기며 고단수의 내숭을 구사하거나 압도적인 몸놀림이나 노출로 시선의 성감대를 자극해 ‘내게 다가오라’고 손짓을 보내는 방식은 어느새 구식이 됐다.
이제 여자들은 앉아서 기다리지 않는다. 벌떡 일어나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때로는 귀엽게, 때로는 우아하게, 또 때로는 아찔하게 스킨십을 ‘리드’하며 광고 속 남자와 광고 밖 시청자들에게 동시에 올가미를 던지고 있다.
갈수록 ‘대담무쌍’해지는 여성과 대면할 수 있는 광고들은 빙그레의 끌레도르 CF,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CF, 올림푸스의 뮤 CF 등이다. 세 광고는 여성 주도 스킨십의 수위를 단계별로 맛보게 만든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아이스크림브랜드 끌레도르 CF는 제 1단계 기술인 ‘깜찍한 기습키스’를 보여준다. 아이스크림 매장을 찾은 남자 손님(윤지후)이 ‘어떤 맛인가’를 질문하자 점원인 임수정이 까치발을 딛고 서 갑자기 손님의 볼에 입술을 맞춘다는 게 광고의 내용.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맛’이라는 메시지를 키스로 상징화한 이 CF는 소녀와 여인의 중간계에 살고 있는 듯한 임수정에게 산뜻하면서도 당돌한 이미지를 부여해 묘한 감흥을 자아낸다.
임수정의 뽀뽀가 귀엽게 노골적이었다면, 쏘나타 광고의 에피소드는 제 2단계 기술인 갇힌 공간에서 진행되는 우아한 스킨십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남편, 혹은 연인한테 보석을 선물 받고 있는 여주인공이 ‘보석 보다 더 소중한 것은 쏘나타 안에서 속삭인 당신의 사랑’이라는 로맨틱 구절을 읊조리며 남자를 차 안으로 이끈다.
차에 오르는 여자의 다리, 여자가 남자의 손에 자신의 손을 먼저 포개는 장면 등을 잔잔하게 ‘클로즈업’한 이 CF는 여유와 멋을 지향하는 목표 소비자층의 판타지를 자극하며 심장박동수를 서서히 높이고 있다. 질주 장면 등으로 제품의 특징을 자랑하는 자동차 CF의 구태를 벗어나 감성과 말초 신경을 고급스럽게 건드리고 있는 쏘나타 광고의 새로운 접근 방식은 주목을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빅모델 전지현의 섹시 광고로 유명세를 탄 디지털카메라브랜드 뮤 CF는 이번에 전지현이 없는 도발적인 에피소드로 시선을 당기고 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남녀 커플과 한 남자가 앉아있다. 혼자 앉아 있는 남자가 앞 편의 행복한 커플을 카메라에 담으려 하는 찰나, 테이블의 밑에서 은밀한 사건이 벌어진다.
피사체가 된 여인이 연인의 남자친구인 반대편의 그에게 다리를 쭉 뻗어 발가락을 갖다대며 추파를 보내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여성의 촉감 공격에 카메라를 잡은 남자의 손은 후들후들 떨리기 시작한다. 이 때 툭 던져놓는 광고의 메시지가 절묘하다. 뮤 카메라가 고감도 손 떨림 방지기능을 갖고 있다고 능청스럽게 말을 건넨다.
뮤 CF는 여성의 스킨십이 제 3단계 ‘몰래 바람 피기’의 경지에까지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광고는 머뭇거리지 않은 발칙함을 통해 메시지를 강하게 뿜어내며 남자를 당황시키면서도 매혹하고, 또 여자의 쾌감도 자극하고 있다. 과연 광고 속 여성의 작업기술이 어느 단계에까지 수위를 높여갈 것인지도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조재원 기자 mii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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