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과 추모 영상 속의 김형곤은 웃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동료 및 선ㆍ후배 희극인들은 웃을 수 없었다. 평소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던 희극인들이 100여명이나 모였지만 이 순간 만큼은 슬픔과 눈물만을 길어올리기에도 벅 차 보였다. 김형곤은 이들의 오열을 뒤로 한 채 그렇게 하늘나라로 떠났다.
지난 11일 세상을 등진 개그맨 김형곤의 영결식이 13일 오전 7시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렸다. 조문식 KBS 희극인극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에는 이상해 엄용수 이용식 이홍렬 이경규 김한국 박준형 등 100여명의 희극인들이 참석해 눈물을 쏟으며 김형곤의 지상에서의 마지막 길에 동행했다.
엄용수가 고인의 약력을 소개하고 박준형 김한국 이용식의 추도사가 이어진 뒤 ‘회장님 회장님’ 등 고인의 생전 활동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이 상영되자 식장은 흐느낌 소리로 가득했다. 아들 도헌군이 영정을, 이경규가 위패를 든 채 고인의 시신이 영결식장을 벗어나자 너나 할 것 없이 대성통곡을 터뜨렸다. 이용식은 “하늘나라에서 (이)주일 형과 (양)종철을 만나 하고 싶은 코미디 많이 하라”며 오열했다.
김형곤의 시신은 고인이 생전의 활동 무대였던 여의도 KBS와 MBC 방송사에 들러 마지막 추억을 되새긴 뒤 강남성모병원으로 향해 시신기증절차를 거친 뒤 안치됐다. 유족들과 희극인들은 유품과 위패를 모시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자유로 청아공원으로 향했다.
골프공 3개를 비롯해 평소 즐겨 입던 운동복과 모자, 웃음 바이러스를 설파하던 웃음 가득한 사진들과 자랑스럽게 간직하던 트로피 등 김형곤은 이것들을 남기고 떠났다. 4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절친했던 동료 양종철의 유해 곁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이날 아들 도헌군은 울지 않았다. 너무 많이 울어 눈물마저 마른 듯 했다. 보는 이들의 가슴을 더욱 미어지게 했다.
이동현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사진=임재범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