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계 예술·체육계와 형평 어긋나…
네티즌 부·명예 누리며 군대 안가겠다니…
대중음악계가 요구해온 ‘한류 스타의 병역혜택’제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들어 대중음악계 인사들이 여당 주요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를 건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따가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도 이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어서 기준과 범위, 그리고 시행 여부 등을 놓고 연예인들의 병역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연예음악산업 및 한류 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선 한류 스타에 대한 군 대체복무 제안이 나왔다. 문화예술ㆍ체육 분야와 달리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한류 스타들은 병역 혜택에서 제외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이날 성균관대 남정숙 문화전략연구팀장은 국제 예술대회 2위 입상자, 국내 예술대회 1위 입상자, 체육분야 입상자는 해당 분야에서 활약하는 기간을 공익근무로 인정받아 군 복무가 사실상 면제되지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만 해당 규정이 없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수 대표로 참석한 태진아 역시 병역 문제 때문에 한류에 불 지핀 게 꺼지지 않도록 군 복무중인 가수의 외국 공연 사실을 확인한 후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의 융통성을 발휘해달라고 제안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병역 문제를 포함한 정부 지원 건의안을 들은 뒤 구체적인 사안은 거론하지 않은 채 연예음악계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여당이 앞장서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앞서 1월 문화관광부는 ‘침체된 음악산업을 살리기 위한 음악산업 육성 전략’의 중점 핵심과제를 발표하며 음악관련 기술 분야를 시작으로 음악산업 종사자의 병역 특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음악기술 분야에 한정된 검토지만) 가수들에게도 가능한 군 복무 형태가 있는지 병무청과 논의해 좋은 방안을 찾으려 검토중이라면서도 하지만 근무 형태를 찾더라도 시행령이 개정돼야 하며 특수한 근무형태를 띠는 복무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운동선수의 경우 병역법 제26조 및 동법 시행령 제49조에 의해 군미필 선수가 국제대회 입상을 할 경우 사실상 군 면제 혜택을 받는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4강에 들면 군 입대를 면제해주자는 제안이 나온 것도 이에 근거한다.
그러나 한류 스타 병역 혜택에는 그 기준 마련이 모호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공신력을 근거로 한 국제적인 시상제도나 어디까지를 한류 스타로 인정할 것인지 잣대가 없으며 현재 군 복무중인 연예인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이 같은 대중음악계의 목소리에 대해 네티즌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와 명예를 손에 쥔 이들이 병역 혜택까지 받는다는 것은 지나친 특혜이며 일반인의 박탈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반발한다.
돈벌이 하는 연예인과 운동선수를 같이 취급하다니(wldlsl1217), 운동선수는 전세계를 상대로 국가를 알리지만 가수나 한류 스타는 운동선수에 비해 그 영향이 미미하다(kidong0702), 영화 배우들은 주연급 배우여야 하며, 국내를 제외한 아시아 및 세계 시장에 2천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할 때 병역 대체 인정. 단 그 기간 배우가 올린 수입의 90%는 국가에 환원한다(dltkddn1981)’ 등의 부정적인 여론이 잇따르고 있다.
한류 스타들이 국가 이미지 상승을 통한 국력 신장에 기여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이며, 한창 나이에 활동을 중단하면 적지 않은 손실이 따른다는 불만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군 문제에 대해 민감한 국민 정서에 비춰보면 대중음악계의 요구가 선뜻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 유승준 국적 논란과 연예계 병역 비리가 불거진 것도 네티즌들의 부정적 시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정치권이 대중음악계의 요구와 국민 여론을 수렴해 어떤 정책을 만들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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