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원-정려원
[TV베스트] ‘넌 어느 별에서..’ 첫회 12.2% 산뜻한 출발… 표민수 ‘투박한’ 연출 성공
“투박한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13일 첫회를 내보낸 MBC 월화드라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의 연출자 표민수 PD는 방송에 앞서 투박함을 내세운 제작의도를 밝혔다. 적어도 1회에서만큼 표PD의 이런 의도는 절반이상 성공했다.
드라마의 배경이 두메 산골이어서가 아니라 전작들처럼 꼼꼼한 연출력을 과시하지 않고 가감없이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을 화면에 담아 풀었다.
이러한 표PD의 변신 덕분인 지 ‘넌 어느 별에서 왔니’는 첫 회 시청률 12.2%(TNS미디어코리아 집계)로 12.1%을 기록한 선배연출자 윤석호 PD의 KBS 2TV ‘봄의 왈츠’(극본 김지연ㆍ연출 윤석호)를 0.1 포인트차로 누르며 상쾌한 스타트를 끊었다.
드라마 ‘넌 어느 별에서 왔니’는 강원도 산골을 배경으로 마치 영화 ‘집으로’의 성인버전을 보는 듯 했다. ‘푸른 안개’, ‘거짓말’, ‘고독’ 등과 ‘풀하우스’에서 선보였던 감각적인 영상미는 없고 산골에서 벌이는 사실적인 화면을 드러냈다. 유학 중 연인을 잃고 방황하는 김래원의 전후 모습은 간단하게 축약하고 곧바로 남녀 주인공의 만남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를 이끌어갈 4명의 연기자 모두 첫 회부터 한자리에서 만나도록 설정했다. 드라마 곳곳에 세련된 기교를 부린 게 아니라 그저 이야기가 흐르는 데로 놔두는 듯 방관하는 연출력을 보여줬다. 또한 ‘풀하우스’에서 처음 시도했던 유머러스한 연출 역시 한번쯤 겪었을 법한 자연에서 펼치는 웃음으로 극전반에 풀어 편안한 웃음을 이끌어 냈다.
연기에 힘을 뺀 두 주인공도 드라마에 힘을 보탰다. 유학파 영화감독을 연기하는 김래원은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버거워하는 모습과 처음 밟아본 첩첩산중 오지에서의 분투기를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절절한 연기로 표PD가 연출한 전작들의 남자주인공과 차별화를 이뤘다.
1인2역의 두 모습을 보여준 정려원 또한 과장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후줄근한 촌녀로 호감을 줬다. 외적인 변화뿐 아니라 알 듯 모를 듯한 정려원의 대사톤은 표PD가 제작포인트로 제시한 조건없는 순수한 여주인공과 현대인의 메마른 감성을 치유하는 자연으로 대변되는 여주인공에 다가서려 노력했음을 보여줬다.
초반 방송분을 가지고 표민수 PD가 말하려는 투박한 사랑이야기는 충분한 설명이 됐다. 앞으로 남은 일은 이미 알려진 대로 ‘보잘 것 없는 시골소녀가 알고보니 회장님 딸’ 이라는 상투적인 설정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달려있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이 같은 극적인 반전의 요소를 3회에 일찌감치 밝힐 예정.
표민수 PD의 투박한 변신이 신선한 반응을 자아내는 데 일단 성공한 ‘넌 어느 별에서 왔니’가 과연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이 같은 요소를 어떻게 요리해나갈 지 관심을 모은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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