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3월입니다. 봄의 시작은 그리 거창하지 않습니다. 봄은 하루아침에 오는 것이 아니랍니다. 추운 겨울이 쿨~하게 가 주면 좋으련만 봄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을 질투를 하나 봅니다. 봄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꽃샘추위. 겨울 추위보다 매섭습니다. 이만 때면 늘 이상하게도 견딜 수 없
는 통증이 있습니다. 아마도 잎이 돋는 아픔, 꽃이 피는 아픔, 새로운 시작을 앞둔 뒤숭숭함이 전신만신 아프게 하는 때인 것 같습니다. 이렇듯 봄은 움터 오는 겨울나무 가지 위의 아주 작은 새싹에서부터 그리고 얼음이 녹아내리는 물방울 하나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봄은 겨울에도 그렇게 숨어서 생명을 키우고 있었답니다. 나는 새로이 돋아난 봄의 싹과 풀들을 희망이라 이름 붙여 봅니다.
“꿈이 있으세요?” 제가 좋아하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특히 젊을 사람들에게요. 그러면, 선뜻 대답을 못하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내가 그의 꿈을 물어보는 것은 꿈을 통해 그 사람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꿈 안에 미래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의 씨앗을
살펴보면 그의 지나온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보입니다. 숱한 역경 속에서 아름다운 삶을 꽃피우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원대한 꿈을 가졌습니다. 꿈은 내 생각을 평범한 것들 위로 끌어올려 주는 날개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꾸는 커다란 꿈. 견딜 수 없는 갈증과 통증을 동반하기도 합니
다. 그것도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아주 작은 꿈을 이루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작은 것도 함부로 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 작은 것에 큰 희망이 들어 있기에.
우리 삶에도 꽃샘추위 같은 인간관계의 어려움, 거듭되는 실패, 보장되지 않은 내일. 어떤 일로 인해 사람들의 당신을 향한 조롱과 손가락질.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다가 감정이 소진되고 주저앉고 싶을 때. 잊지 마세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단계일 뿐입니다. 삶이니까 희망도 절
망도 함께 있는 것이랍니다. 어떤 분들은 좋은 신앙을 유지하다가도 어려움만 만나면 절망하고 불평하고 세상의 모든 고통을 다 짊어진 것처럼 힘들어 합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는 내일에 대한 꿈이 있으면 오늘의 장애물, 좌절과 절망은 문제가 아닙니다. 무릎으로 주님 앞에 가까이 나
아가십시오.
23년 전 ‘첫 아기’를 가슴에 안았을 때를 기억합니다. 신기하게 오물거리던 입술, 까맣게 반짝이는 눈동자. 조그마한 미소에도 옹알거림에도 눈물이 날 만큼 가슴이 뭉클했던 순간들. 이 세상에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그 순간의 행복한 기억들. 아파하는 아기의 곁에서 애태우며,
지샜던 밤들. 그 아기가 이제 스스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믿음직스런 건강한 성인이 되었습니다.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어머니는 자면서도 아기의 작은 소리나 뒤척임에도 민감합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세찬 비바람 소리는 못 들을지언정 자신의
사랑하는 아기가 뒤척이는 소리에는 잠에서 깨는 법입니다.
우리 하나님도 그러십니다. 어머니가 아기를 사랑하듯 아버지가 자식을 긍휼이 여기듯 하나님은 우리가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듣고 계신답니다. 우리의 아주 작은 신음도 들으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으며 손에 잡히지 않아도 꿈을 위해 내일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끊임없이 우리를 격려하시고 회복시키시고 치료하시고 도전하시는 분입니다. 그런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과 더 친밀한 관계를 맺어 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꿈을 소중히 여기시는 분입니다.
내게 있어 봄이란? 한 해를 보내기 위해 세웠던 계획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계절입니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과 싱그럽게 돋아나는 새싹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속 깊은 곳에서 희망이란 단어가 돋아나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봄이란 무엇이든 시작하고 무엇이든 가슴에 품을 수 있는
그런 계절입니다. 작심삼일이 되어버릴 수 있음으로 활기찰 수 있는 그런 하루라면 좋겠습니다. 봄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꽃샘추위는 매섭지만 생명력이 있습니다. 그 아픔이 새싹을 돋우고, 꽃을 피웁니다. 긴 겨울을 지나 얼음을 뚫고 나온 새싹처럼 내 마음에도 조금씩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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