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태목사(New York Theological Seminary 교수)
요한 세바스챤 바하의 <마태 수난곡>은 최후의 만찬 장면에서 한 제자의 배신을 주님께서 예언하시자, 제자들이 각각 “주여, 저입니까?”하고 질문하는 것을 남자 목소리 12회, 여자 목소리 12회 반복하고 있다. 이 음악의 반향을 따라 사순절 기도를 드린다.
주 하나님, 봄소식과 함께 맞는 사순절에 저희들 머리 숙여 기도합니다. 많은 천재와 지변과 인재 속에서도 보나 나은 내일을 바라보게 하시는 주 우리 하나님, 이 계절에 다시 한 번 우둔한 저희들의 마음을 열어 주시오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주여, 지금 우리의 눈은 골고다의 언덕을 향하고 있습니다. 마른 땅에 선 나무그루 같아서 모양도 없고 맵시도 없고 흠모할만한 아름다움이 없는 십자가 길의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이 시간 진리이신 메시야의 모습을 새깁니다. 주여, 부끄러워 저희들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합니다. 인간
의 역사는 진리를 배반하는 역사를 넘어서 때 없이 진리를 처형하는 역사였습니다. 진리는 오늘도 여기저기에서 십자가에 달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인간의 장식품 십자가 밑에서 참 십자가가 유린당하고 있습니다.
주여, 진리는 외롭습니다. 주여, 차라리 저희들 고독한 진리 편에 서게 해 주옵소서. 처세술이 빈약하고 웅변술이 모자라는 수난 당하는 진리 편에 서서 전진하게 하소서. 주여, 저희들은 알고 있습니다. 주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 언덕을 지나 갈보리 산에 이르는 모습은
이 세상에서 진리가 걸어가는 길을 상징하고 있다는 것을 저희들 잘 알고 있습니다.
거룩한 고뇌를 모르는 천박한 세대가 십자가를 희롱하고 있습니다. 물질이 정신을 누르고, 일시적인 번영이 영원한 축복을 대신하는 패역한 시대에 저희들을 부르신 주 하나님의 뜻을 저희들 바로 찾아 알게 하소서. 영혼을 팔아먹은 지 오래된 교회들도 이 땅에 허다합니다. 거룩하신 하
나님, 저희들 연약한 그릇들을 비우고 또 비우사 넘치는 생명의 힘으로 채워 주시옵소서. 성 금요일의 처절한 어둠을 뚫고 부활의 환희에 참여하게 하소서. 더욱 맑은 눈, 밝은 귀, 뜨거운 심장으로 이 계절의 영감을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의 의미요 부활이요 생명이신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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