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서 어른까지’ 장구학당에 참석한 학생들이 휘모리 장단에 맞춰 장구를 치고 있다. <진천규 기자>
장구학당 김준 선생.
민족학교 사물놀이반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흥겨운 비지땀
“휘모리∼”
선생의 외침과 함께 장구채를 잡은 사람들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가장 빠른 속도로 휘몰아 가는 듯한데서 연유한 장단이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이마에선 땀이 흘러내리지만 얼굴에는 웃음꽃이 폈다. “얼쑤∼” 흥에 겨워 내지르는 소리에 어깨가 저절로 들썩인다.
“덩덩 덩덩 더더더덩 덩 딱.” 인사굿으로 수업이 마무리된다. 민족학교(900 S. Crenshaw Bl.)에서 열린 장구학당의 모습이다. 수업 후에는 조그만 파티가 벌어진다. 소리지르고 땀흘린 후 먹는 음식이니 꿀맛이 다름 아니라는 표정이다. 이날 참석한 인원은 20여명. 어린아이부터 직장인 할아버지 할머니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함께 모였다. 물론 우리의 전통 ‘사물놀이’를 배워보겠다는 것이 그 이유다.
장구학당은 1기와 2기로 나뉜다. 1기 멤버는 벌써 4년째 매주 꾸준히 수업을 받아오고 있다. 2기 멤버는 2개월도 안된 초보들이 대부분이다. 1기는 금요일 오후 8시, 2기는 월요일 오후 8시에 수업을 받지만 이날은 상견례를 겸하여 함께 자리를 만들었다.
1기는 이미 무대경험도 많다. 적게는 한 달에 한번에서 많게는 두 세번까지 공연이며 자원봉사등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맘껏 뽐내고 있다. 이날 참석한 메이 장씨는 “4년전 신문을 보고 시작했다. 마냥 두드리는게 좋았었는데 지금은 장구를 치고 나면 무아지경에 빠져 스트레스가 쫙 풀린다. 공연을 하고 나서도 며칠간은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고 만족해했다.
시작한지 얼마 안된 2기들도 장구학당이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딸 앨리슨 박·딸 친구 글로리아 황을 데리고 장구학당에 참가한 조디 박씨도 “구정에 성당에서 본 사물놀이 패의 공연이 너무 흥겨워서 한번 아이들을 데리고 와봤다. 장구를 배우니 흥이 나고 우리의 얼을 제대로 배우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90년 미국으로 건너온 이후 민족학교에 머물며 우리의 얼을 전파하고 있는 장구학당 김준 선생은 “우리의 것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과 함께 공연이나 봉사를 나갈 때 보람을 느낀다”며 “꼭 장구를 잘 치는 것이 아니라 가락을 통해서 마음 맞는 사람끼리 대화를 나누고 좋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자체가 우리 사물이 가지고 있는 본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의 (323)937-3718.
<박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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