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에서 열리는 색다른 전시회의 주인공 김재규 화백이 자신의 그림 앞에 서 있다. <진천규 기자>
손녀가 만든 전시회 초대장.
김재규 화백 전시회
기획·초대장·인쇄
모두 가족들이 맡아
“3대가 모여 만드는 따뜻한 전시회.”
한인타운 4가와 아드모아가 만나는 한 가정집(354 S. Ardmore Ave.). 현관문으로 들어서자 벽마다 그림이 가득이다. 서울의 북한산, 마산의 항구 풍경으로부터 롱비치, 옥스나드 비치의 표정까지 편안한 가정집의 분위기와 어울려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이다.
가정집에서 열리는 이색 전시회 풍경이다. 작가는 마산 출신의 김재규(76) 화백. 한국전쟁 당시 서울 미대에 재학했으며 50여년의 세월 동안 12회의 개인전을 갖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원로화가다.
전시회는 김 화백의 사위 박경일씨의 제의로 성사됐다. 지난해 화력 55년을 기념하는 회고전을 서울과 마산에서 마치고 LA 딸네 집에 건너와 있는 장인이 최근 5년간 미국서 작업한 작품들과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그림을 전시하자고 했던 것. 마땅한 전시공간도 드물었고 뜻깊은 전시회이니 만큼 아예 집을 전시공간으로 바꾸고 자신이 직접 작품을 일일이 벽에 걸었다.
할아버지의 전람회에 손자·손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UCLA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손녀 미셀 박씨가 초대장을 디자인했고, 손자 앤드류 박씨와 돈을 모아 인쇄를 했다. 마루가 깔린 1층 전체를 전시장으로 바꾼 사위까지 3대가 힘을 모아 여는 가족 전시회가 된 셈이다.
작품은 모두 유화로 그려진 풍경·정물화들. 자연을 보고 작가 나름대로의 느낌을 가지고 심상적으로 표현해낸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샌피드로 자유의 종각에서 내려다본 바다와 헌팅턴 라이브러리 주변의 작품에서 한국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김재규 화백은 “참 많이 고심하며 그린 작품들이다. 최선을 다했을 때만 붓을 놓는다는 기분으로 작품활동을 했다”며 “이쪽 풍경을 한국적 느낌으로 표현했다. 사계절이 있어 색이 참 고운 한국의 자연이 아름다움을 새삼 느꼈다”고 밝혔다. 전시기간은 24∼30일, 관람시간은 오전 11시∼오후 7시까지. 오프닝 리셉션은 24일 오후 5시에 열린다. (213)381-2392, (213)500-4871.
<박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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