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부쩍 잘난 한국사람들 덕에 즐거운 일이 많았다. 한류열풍으로 인한 한국 연예인들의 인기, 동계올림픽의 메달리스트들, 그리고 지난 몇주간 남가주 일대를 떠들썩 하게 했던 한국 대표 야구팀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 이렇게 뛰어난 사람들과 더불어, 이제는 미국에서도 한국 콘서트가 매진되고 대규모 운동장에서 “대한민국”이 울려퍼지는 것을 보며 그만큼 성장한 한인사회에 자부심을 갖게 된다.
요사이 한국사람들은 운동과 연예계에서만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외모 또한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변화한 것 같다. 한국의 전형적인 숏다리, 작은 눈은 찾아보기 힘들만큼 요즘 젊은 사람들은 큰 키에 탤런트 뺨치는 얼굴을 자랑한다. 인터넷 얼짱이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되고 대통령도 성형수술을 받는 한국에서 못 생기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생길만도 하다. 재능만 뛰어난게 아니라 외모까지 잘난 한국사람들 덕분에 한인들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 기분좋은 일이다.
미국에는 “Walk the Talk”이란 속담이 있는데 말만 앞서는 사람을 빗대어 말에 대한 행동이 따라야한다는 뜻의 따끔한 일침이다. “빈수레가 더 요란하다”며 겸손이 곧 미덕이던 시절은 옛날이야기가 되고 언젠가부터 “잘났어, 증말” 이란 말이 유행하며 잘난 척해야 인정받는다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여기서 그쳐서는 안될 것 같다. 잘난 사람들로 인정받는 만큼, 먹고 살만하게 된 만큼, 보다 못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볼 여유도 같이 따라줘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높아져가는 한인들의 위상을 뒷받침하는 walk 즉, 행동이라 생각된다.
나이가 들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점점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속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과 다음세대를 본다. 겸손함보다는 자신감, 정직함보다는 요령이 더 점수를 받고 더 센 것, 더 빠른 것, 더 편한 것만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자라나는 아이들. 특히 핵가족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부모, 형제,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 자기 자신만 아는 이기주의적인 아이들.이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
요즘은 ‘아이 앰 쏘리’가 제일 하기 어려운 말이 되어버렸다. 수많은 비지니스 관련 책들이 ‘사과는 못난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가르치고, ‘아이 앰 쏘리’하고 지고 들어가면 항상 모자란 사람으로 여겨져 협상에서 이기기는 커녕 동등한 권리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왜 아이 앰 쏘리가 사라져갈까...아마도 모든 것이 개인의 자유로 받아 들여지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사회가 하나의 원인일 것이다. 예전에는 금기시되고 용납되지 않던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는 세상.
예절은 물론 윤리관까지 어제는 옳았던 일들이 더 이상 옳게 느껴지지 않는 세상.
어떻게 하면 사회에서 뒤떨어지지 않을까 고민해야 하는 변화무쌍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정신없이 변해간다고 ‘개인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사람이 지켜야할 덕목까지 제멋대로 바뀌게 둘 수는 없지 않은가.
자신감은 겸손이 더해질 때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하고 아름다운 외모는 속이 꽉찬 내면을 가질때 더욱 빛이 난다. 세상이 아무리 달라져도 인생을 헤쳐나가는 데 있어서는 결코 변하지 않는 가치들이다.
우리 아이들은 당당하고 잘난 모습들과 함께 이런 덕목을 겸비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하여 조금 못나 보이더라도 아이 앰 쏘리에 인색하지 않고 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그런 아이들로 크기를 기대해 본다.
강소아
텐 커뮤니케이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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