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까지 선물해 가며 두란노 아버지 학교에 다녀올 것을 종용하는 다 큰 아들 덕에 이번 LA 30기 세미나에 참석하여 매우 값진 시간을 보냈다.
‘주님, 제가 아버지입니다’라는 주제로 매시간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구호를 힘차게 외치며 6~7명이 한 조가 되어 100여 명이 모여 삶의 진솔한 문제를 나누었다.
가정이 깨지기 직전 아버지 학교를 통해 치유되었던 간증사례, 가정전문 사역가로 이루어진 강사진의 유익한 강의를 들었다. 특별히 감명스러운 것은 이미 아버지 학교를 마친 분들의 뜨거운 지원봉사를 바라보는 것과 마지막 아내의 발을 씻어주는 의식이었다. 무릎을 꿇고 정성껏 아내의 발을 씻어가자 대야의 가득한 물은 나와 한평생 살면서 흘린 아내의 눈물로 여겨졌다.
그 고운 처녀 때의 모습은 어디 가고 거칠고 여윈 아내의 발을 보듬으며 울컥 쏟는 내 눈가의 이슬과 조용히 흐느끼며 한 방울 한 방울 내 목 등에 떨어지는 아내의 눈물. 흐느끼는 아내를 쓰다듬으며 다짐한다. ‘여보, 미안하오. 정말 당신은 내게 너무 소중한 존재. 사랑하오’.
가정에서 빵과 보금자리를 전부로 여기며 가부장적 권위의식에 젖어있는 나에게 이번 아버지 학교는 가족을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열어 주었다. 나의 잘못된 처신과 행동으로 사랑으로 엮어야 할 둥지를 초상집으로 만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음을 반성해본다.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인생의 절반은 실패한 꼴이다. 이제는 정말 아내와 자녀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며 아버지로서 군림이 아닌 섬김으로, 큰 소리로 윽박지름이 아닌 격려로 채울 것을 약속한다.
처음에는 아득하게만 여겨졌던 인생길도 어느덧 후반전에 치닫고 있으니 이제는 지난날 잘못 살아온 후회만큼 좋은 아버지가 되어 더 값지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가정질서가 흔들리는 이 시대 진정 아버지 학교 운동은 널리 퍼져야 한다. 수료 기념으로 배포된 얼룩무늬 T셔츠를 입어보며 내가 자랑스럽다. 이 얼룩말 군단이 드넓은 초원에 가득할 때 우리 사회는 좀 더 밝아질 것이다. 이 땅의 아버지들이여, 아버지답게 살자.
임근만/ 풀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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