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미지 서바이벌’ 비난·헐뜯기로 재미 추구… ‘상상플러스’ ‘X맨’도 위험수위
TV 오락 프로그램의 ‘무례함’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연예인의 신변잡기식 말장난이 오락 프로그램의 주류로 자리잡기 시작한 뒤 표현의 주제들이 점차 거칠어지더니 이제 ‘무례함’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비속어와 반말의 남발은 물론이고 상호 비방과 험담 등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험담과 비방의 ‘뒷담화’를 직접적인 소재로 한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MBC ‘강력추천 토요일’의 ‘이미지 서바이벌’은 노골적으로 ‘뒷담화’를 전면에 부각시켜 서로 간에 비난하고 헐뜯는 모습 속에서 재미를 추구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터져 나온 KBS 2TV ‘상상 플러스’에서 이휘재의 부적절한 손놀림은 오락 프로그램의 ‘무례함’을 보여준 극단적인 사례였다.
최근 인기 오락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는 SBS ‘일요일이 좋다’의 ‘X맨’, MBC ‘강력추천 토요일’의 ‘무한도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차승원의 헬스 클럽’, KBS 2TV ‘해피 선데이’의 ‘여걸 식스’ 등은 기본적인 주제 이외의 신변잡기식 말장난이 사실상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의 상당 부분은 비하와 깎아 내리기로 꾸며진다.
물론 서로간의 친근함의 발로이고 폭소를 유발하긴 한다. 그러나 뒷맛은 영 개운치 않다. ‘X맨’의 장수 코너인 ‘당연하지’의 경우는 때때로 지나친 상호 비방의 양상으로 번져 웃으며 보기엔 아슬아슬할 때도 많다. 또한 서로간의 친근함과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비춰지는 모습 중엔 시청자를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오락 프로그램이 무례해지는 배경엔 최근 오락 프로그램 제작의 주된 경향인 ‘방임형 연출 방식’이 있다. 출연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려 ‘놀도록’ 한 뒤 다소간의 여과 장치를 거쳐 카메라에 담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연스러운 재미를 추구한 나머지 최소한의 여과 장치도 거치지 않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상상 플러스’의 이휘재의 부적절한 손놀림은 편집 과정에서 여과가 없었기에 벌어진 것이라 연출자에게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는 사건이었다. 전반적으로 오락 프로그램이 무례해지는 양상 또한 연출과 편집 과정에서의 여과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가 크다.
‘상상 플러스’의 김충 책임 프로듀서는 “연예인들의 가족적인 친근함에서 오는 재미를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연출의 영역에서 책임을 간과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편집에서 뿐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도 어느 정도 통제하는 장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이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목적은 본질적으로 이미지를 끌어 올리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어째 요즘 분위기는 이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그래도 출연자들은 마냥 즐거워만하고 있다. 역홍보의 효과를 즐기고 있는 것일까.
이동현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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