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돌격앞으로 박진영 - 벽돌 하나씩 양현석
비와 세븐은 여러 면에서 견주어지곤 한다. 노래와 춤 외모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매력을 갖춘 데다 아시아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점령했다는 점, 그것도 모자라 힙합 R&B 음악의 본고장인 미국을 점령하겠다는 ‘당돌한’ 목표까지 가졌다는 점 등 여러 공통점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투박한 돌처럼 보였던 이들을 훈련시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로 만든 두 남자, 박진영과 양현석은 퍽 다르다는 사실이다.
비를 만든 박진영은 ‘불도저’식이다. 비가 아시아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전부터 미국 진출을 준비했다. 박진영은 인맥 하나 없이 미국 유명 레코드회사에 직접 문을 두드렸다. 미국 스타에게 어울리는 곡을 작곡해 안내 데스크의 어린 여성에게 깍듯이 인사하며 ‘출근도장’을 찍었다.
철저히 바닥에서부터 문을 두드린 결과 박진영은 윌 스미스,메이스,피 디디,타이리스 깁슨 등과 작업하며 프로듀서로 인정을 받았다. 덕분에 박진영은 비가 한국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진 지 1년만인 지난 2월 뉴욕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도록 발판을 마련해줬다.
세븐을 만든 양현석은 박진영보다 ‘신중파’이다. 박진영이 깃발을 들고 앞을 보며 돌진하는 스타일이라면,양현석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성격이다. 양현석은 세븐을 미국에 진출시킬 계획을 세우면서도 ‘비 보다 늦었다’고 조급해하는 일이 없다.
양현석은 오는 6월 미국에 ‘YG AMERICA’ 지사를 설립해 능력있는 프로듀서를 먼저 수출한 뒤 세븐을 미국 무대에 세울 생각이다. 미국쪽 파트너도 이미 정해놓는 등 사업적으로 꼼꼼히 계획을 세웠다. 양현석은 ‘포문을 누가 여는가도 중요하지만,나중에 더 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박진영이 미국 음악계의 유명 인사를 만나는 자리에 비를 대동하며 함께 만남을 갖는 데 반해, 양현석은 “사무실에서 세븐의 방송 테이프를 만드는 게 더 행복하다”며 뒤로 물러나 있다. 박진영은 비에게 연기 활동을 병행시키며 ‘한류스타’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지만, 양현석은 세븐이 ‘무명가수’에서 시작하도록 음악으로만 세븐을 알렸다.
비와 세븐에 대한 두 남자의 평가도 정반대다.
박진영은 비에 대해 “비는 천재가 아니다.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실력을 키운다”고 평가했다. 반면 양현석은 “세븐은 열심히 연습을 하는 성격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완벽히 즐길 줄 안다. 노력만 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자신의 가수 활동에 대한 입장도 다르다. 박진영은 “나는 영원한 가수”라며 “비가 부럽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반면, 양현석은 “음악은 취미일 뿐,나는 사업가다. 이제야 내 본연의 일을 찾았다”고 밝히고 있다.
세븐과 비가 미국에서 격돌할 내년에 누가 승자가 될 지, ‘먼저 깃발을 꽂자’는 박진영의 방식과 ‘벽돌을 하나씩 쌓자’는 양현석의 방식 중 어떤 방식이 더 효과가 있을 지 자못 궁금해진다.
이재원 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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