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타’ 양기민. (Photo by D. Kinsey)
‘탈출 열망’꿈틀대는 독창적 추상
강렬한 색감… 퍼즐같은 도식…
드로잉과 페인팅을 넘나들며
동서양이 접목된‘그래피직스’
‘로스타(Rostarr)의 그래픽 작업이 방향을 틀었다. 그의 신작은 액션페인팅 기법으로 유명해진 제스처 작가 잭슨 폴락의 추상표현주의 기법을 연상시킨다. 상업디자인과 그래피티의 접목이 그 자신만의 독특한 추상세계로 표현되고 있다. 선인지 평면인지 혼동하게 만들고, 드로잉과 페인팅의 경계를 넘나든다…’
‘Newspectives’가 열렸던 컬버시티 블랙마트 갤러리에 전시된 ‘로스타’의 작품들. (Photo by D. Kinsey)
양기민 작 ‘에콜 사무라이’(Ecole Samourai·2005).
양기민이 자신의 작품으로 얼굴을 가린 채 탈춤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Photo by D. Kinsey)
미술전문잡지 ‘아트포럼’이 게재한 ‘로스타’ 양기민(34·미국명 Romon)의 작품세계 리뷰다. ‘로먼 기민 양’이란 본명보다는 ‘로스타’(Ro+Starr의 합성어)라는 닉네임으로 통하는 그는 촉망받는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2000년 디자인잡지 ID 매거진이 선정한 30세 이하 유망 디자이너로 뽑혀 광고업계를 주름잡던 그가 이젠 추상화가로 미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 컬버시티 블랙마트 갤러리가 선보였던 로스타의 개인전 ‘신관점’(Newspectives)은 마치 고대 동굴의 벽화나 이집트의 유적을 탐방하는 듯했다. 검정색 수미 잉크와 아크릴, 볼펜을 이용한 거칠고도 기묘한 이미지, 그래픽 아이콘과 낙서표현법이 공존하는 정밀한 다이컷(die-cut·미리 잘라져 있는 그림) 등이 그래피티(graffiti)를 닮았지만, 그 속에는 치밀한 시각적 계산이 숨어있었다.
“끝없는 혼돈 속에서 떠나고 싶다는 열망, 깊은 자기의 몰입으로부터 탈출하고 싶다는 욕구의 표현, 그리고 심오한 진실 속으로 떠나고 싶다는 자아의 분산이 그래피직스(Graphysics)로 표출된 겁니다”
그래피직스는 로스타가 직접 만든 신조어다. 그래픽 디자인과 양자 물리학의 조합으로, 자유로운 형식이면서 자동 방식으로의 창조를 의미한다. 강렬한 색감과 퍼즐을 맞추는 듯한 도식과 기호체계, 동양의 서예를 변형시킨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할 단어가 부족했던 것이다.
동서양의 미술을 접목시킨 디자인으로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온 그가 이제는 도해(Iconography)와 상징, 기호체계가 직조하듯 짜 맞추어진 추상세계, 그래서 자연과 인간 심리, 명상이나 직관적 통찰을 불러일으키는 신비주의로 나아가고 있다.
‘로스타’ 양기민은
1971년 대구에서 태어나 한 살 때 미국에 와 워싱턴 DC에서 자랐다. 닉네임 로스타는 그의 절친한 친구 로드 스미스(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낙서화가그룹 ‘주 요크’(Zoo York)의 리더)가 동료들을 스타(Starr)로 통칭하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뉴욕의 패션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러지(FIT)와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SVA)에서 그래픽 디자인과 판화를 전공했다. 99년부터 뉴욕과 도쿄의 예술가단체 ‘반스토머스’(Barnstomers)의 핵심멤버로 나이키와 스왓치, 아그네스 베, 야마하 등 유명 브랜드회사의 그래픽 광고를 제작했다. 2004년 A.I.C.P 그래픽 부문 수상작 ‘나이키 농구 아시아’(Nike Basketball Asia) 제작에 참가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전시를 가졌고, 뉴욕타임스와 빌리지 보이스, 인터뷰 잡지 등에 수 차례 작품이 게재됐다.
조각, 디지털 아트와 애니메이션, 텍스타일과 공공미술을 망라하는 그는 전시활동도 활발해 뉴욕과 LA, 도쿄, 파리 등지에서 8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수십 차례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2004년부터는 신시내티의 컨템포러리 아츠센터와 샌프란시스코의 요바 부에나 센터 포 아츠가 기획한 현대미술 순회그룹전 ‘아름다운 패자들’(Beautiful Losers)에 참가하고 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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