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데이(May Day) 하면 떠오르는 게 사회주의다. 이 날은 1889년 국제 노동운동 및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파리에서 열린 제2 인터내셔널 창립대회에서 노동자의 날로 선포한 것에서 비롯됐기 때문일 것이다.
메이데이는 그러나 자본주의 종주국 미국에서 유래됐다. 1884년 당시 미국의 노조가 2년 후 그러니까, 1886년 5월1일부로 모든 노동자들에게 8시간 근무제가 정착되도록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그 날 총파업에 들어갔다.
공장의 기계소리가 멈췄다. 상가도 문을 닫았고, 차량들은 운행을 멈추었다. 노동자들이 일손을 놓으면 세상이 멈춘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3년 후, 결국은 유혈사태로 끝난 미국 노동자들의 이 총파업을 기념하기 위해 선포된 게 말하자면 메이데이다. 이 날은 그러나 정작 미국에서는 별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됐다. 미국의 노동절이 5월1일이 아닌 9월 첫째 월요일이 될 정도로.
메이데이에 총파업이 단행됐다.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서가 아니다. 이민자, 더 좁혀 말하면 불법체류자의 권리를 수호한다는 취지에서다. LA에서만 수십만, 미 전국을 통해서는 수백만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일하지도 말고, 사지도 팔지도 말고, 학교에도 가지 말자. ‘이민자들이 없는 하루’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겠다. 이런 모토와 함께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이다. 이 전략이 과연 먹힐까.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대체로가 부정적이다.
‘이민자들이 없는 하루’가 여간 피곤 한 게 아니었다. 이런 효과를 가져왔다고 치자. 그 경우 미국인들은 화를 진짜 내게 된다. 바라던 것과 반대 효과다. ‘이민자들이 없는 하루’가 그렇고 그랬다. 이 경우는 총파업이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역시 별무 효과란 지적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 총파업 사태를 보는 주류사회의 시선이다. 그 눈이 결코 곱지 않아 하는 말이다.
‘이건 유럽이나, 라틴 아메리카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주류사회가 보이고 있는 일반적 반응이다. 사회기능을 마비시키는 총파업은 반(反)미국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파업을 한다. 그러나 제 3자에게는 가급적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 이게 미국의 파업방식이다. 더구나 아이들의 등교거부 사태 같은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발상에 적지 않은 미국인들이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다. 평소 불법체류자에 동정적인 미국인 중 상당수가 총파업사태에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인가. 멕시코 정부도 심각한 우려를 보이고 소식이다.
한인 사회도 이런 점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