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에 모형 비행기…
책상 밑에 씹다 붙인 껌…
동심의 추억이 담긴 모형비행기들로 나무를 조각했다. 목재로 만든 나뭇가지마다 잎사귀처럼 매달려 있는 크고 작은 모형비행기들은 바람이 맞닿을 때마다 창공을 나를 태세로 프로펠러를 쌩쌩 돌린다.
올해 UCLA 미술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하는 권준호씨의 설치작품 ‘LAX’는 어린 시절 그가 키웠던 창공의 꿈을 담은 작품이다. 다음달 1∼14일 UCLA 미대의 뉴라이트 갤러리(11000 Kinross Ave.)에서 열리는 ‘UCLA MFA 졸업 작품전’에 출품할 7점의 작품 중 하나이다.
그에게 꿈이나 기억, 추억은 예쁘고 재미난 작품으로 환생한다. 눈을 크게 뜨고 봐야 하는 아주 작고 정교한 조각 ‘껌’(Old Chewing Gum)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학창시절 씹던 껌을 책상 밑에 붙여둔 기억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책상 밑이라는 어둡고 무서운 공간에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는 추억의 껌으로 아주 조그만 사람을 조각해 붙였다.
사다리에 핀 지도로 만든 꽃 작품 ‘무제’(Untitle)는 사람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사다리에 얽힌 추억을 표현했다. 그에게 사다리를 오르는 건 ‘산’과 ‘여행’을 떠올리게 했다. 그래서 그는 사다리 꼭대기에 세계지도를 마음대로 잘라서 만든 예쁜 꽃을 붙였다. 자신이 마음대로 만든 세상인 것이다.
단순히 보아 넘길 미대 졸업전 출품작들은 아니다. 두 달 전 UCLA 대학원생들이 합동 오픈 스튜디오를 열었을 때 그의 작품은 7월3∼18일 샌타모니카 버가못 스테이션 내 마크 무어 갤러리 그룹전 ‘울트라소닉 인터내셔널1’에 초대되는 기회를 얻었다. 또, 6월31일∼7월15일 LA시립 갤러리 반스달 아트 팍에서 개최하는 남가주 8개 미술대학 연합전 ‘수퍼소닉 3’에도 참여한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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