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정<본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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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의 혈맥을 잇는 길이 또 하나 열린다. 어렵고 힘들게 오는 모습들이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알리는 징표이기 충분하다.함께 나눌 기쁨이다 .
오는 5월 25일 남과 북을 가르는 군사분계선을 관통하는 경의선과 동 해선이 열려, 철마는 남북을 오고 간다. 경의선은 남한 문산역을 출발해 북한 개성역까지, 동해선은 북한 금강산역 에서 남한 제진역까지 왕복 운행한다. 1951년 6월 12일,전쟁중에 끊긴 철길이니 꼭55년만에 맞는 감격이다.(본보 5/15일자 참조 )
요 며칠사이 노무현 대 통령의 ‘몽골 발언’을 놓고 말들이 많다. 노대통령은 지난 9일, 몽골 방문중 동포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에 대해 완전히 열어 놓고”있다며, “언제 어디서 무슨 내용을 얘기해도 좋으니 만나서 얘기해 보자” 고 말한다. 한 술 더 떠 ”그 모든것을 백지화하고 모든것을 정당화 하는 방식으로 양보 할 수는 없지만 다른 제도적, 물질적 지원은 조건없이 하려고 한다”며, 그 말많은 ‘퍼주기’와 남북정상회담을 묶어 띄운 것이다. 한미연합훈련 문제까지 꺼내 들었다. 한미연합훈련(반격)이 원체 단호해 “…보기에따라 불안하게 볼수 있고, 어찌보면 시비일 수도 있고, 실제로 불안할 수 있 는 여러 사정이 있다. 이런 사정때문에 북한도 마음을 선뜻 못열고 내부에도 복잡한 사정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하여 북한으로 썩 기운듯한 맛도 남겼다.
그러나 누구인가는 앞장서 걸어 가야 할 길이다.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된 한반도, 하나된 한민족을 기약하겠다면 누구인가는 먼저 나서서 짊어 져야 할 짐이고, 멍에이다. 총칼 겨누며 언제까지 살겠다는 것인가. 저 엄청난 분단비용을 언제까지 치루겠다는 것인가.
물론 정치적인 이해에 따라 대통령의 한 발 앞서 나가는 지금의 모습이 못마땅하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통일문제이다. 어느 하세월에 천하 만민이 “옳소,좋소”할 것인가. 뒷날 어느 정권, 어느 대통령이 들고 나와도 반대하고 나서는 “청개구리들”은 있을 것이고, 반대할 수밖에 없는 정치세력도 있기 마련이다. 정치와 권력의 속성이 그렇고, 세상 인심이 그렇고, 천하를 놓고 싸우는 ‘정치꾼’들의 욕심이 그런 것을 내일이라고 다를 것인가. 또 누구는 남한이 더 ‘부자나라’ 될 때 까지, 북한이 조금쯤 더 뉘우치고 변할 때 까지 기다리자고 말하지만, 그때가 언제 인가.
남과 북이 더 많이 오고 가고, 더 많이 주고 받고, 더 자주 만나야 하는 통일을 위한 민족의 대행진은 내일로 미룰 수 없는 오늘의 일이고,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몫이다.
(북한이)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열었다는 것은 소위 남침로를 완전 포기한 것이므로 우리도 조금 믿음을 내보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는 노 대통령의 지적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철의 장막’으로 가로 막힌 남과 북이 아니다. 뒷문을 열어 놓고 사는 이웃이 되었다. 등지고 살아 오며 쌓였던 불신을 우리가 먼저 털어 버려야 한다.
북한도 한 발짝 더 나와야 한다. 남한과 손잡으면 “우리도 발전 할수 있겠 구나 라는 기대”를 갖고, 이제는 남한과 ‘격의없는 대화’나 ‘통 큰 거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남북군사분계선의 철책을 뜯어 낸후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을 개방 할 수 있는 북한의 힘이고,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체제라면 이제 남한과 손잡고 교류 협력문제 이상의 민족문제를 챙길 때가 되었다. 북한은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 발언’과 김대중 전대통령과 나누었던 약속위에 실린 “민족의 염원”을 헛되이 해서는 안된다. 앞으로 다시 맞기 어려운 이번 기회를 잃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북한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보여 주는 달리는 저 철마를 보며, 우리 모두가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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