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숙 작 ‘대화’(Conversation·mixed media·2005)
추상화가 유혜숙 작품전
원색의 강렬함이 뿜어내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에너지
관람객과의 경계 허물어
작가와 꼭 한번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 있다. 곁눈으로 봐도 강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추상화가 유혜숙씨의 작품이 그렇다. 겹겹이 칠해진 두꺼운 캔버스 위로 마치 낙서하듯 휘갈긴 뜻 모를 언어가 슬며시 말을 건넨다. 작가 자신이 관람객과의 소통을 원하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라서일까. 아니면 관람객이 오감을 통해 보고 느껴주기를 바라는 작가의 끌어당김이 강해서일까. 경계 없는 대화의 힘이 작가와 관람객 사이를 자유롭게 해준다.
지금 돈 오멜버니 갤러리(5472 Wilshire Bl.)에서 열리고 있는 ‘유혜숙의 대화’는 그녀가 2년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전시 주제는 그녀가 5년 전부터 심취해온 작품‘대화’(Conversation)로, 최근작 1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그녀는 가장 순수하고 농축된 작업을 위해 강도 높은 질감과 강한 색감의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원색의 강렬함을 발산함에도 불구하고 맑고 투명한, 순도 높은 색감이 인간의 본질로부터 파생되는 자유에 바탕을 둔 편안하지만 강한 힘을 느끼게 한다.
그녀는 비록 캔버스 위에 표현하는 평면(2D)작업을 하지만, 생각과 대화는 항상 입체(3D)를 꿈꾼다.하나의 목표를 향해 한 방향으로 줄달음치기보다는 방향만을 정해두고 때로는 빙 돌아서 가고 때로는 쉬었다가기도 하는 자유로움을 즐기는 작가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라서 시간을 꼭꼭 눌러 압축시켜 사용한다는 그녀는 문득 천장을 쳐다보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황금분할을 떠올리고, 이른 아침 산책길에서 볼 수 있는 수 천 가지 녹색의 겹침과 이어짐을 맘껏 하늘 공간에 채우며 작품에 임하는 마음을 다스린다. 그녀에겐 어느 순간 무엇을 만나든 작품에 보태어 완성시킬 수 있는 마음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혜숙씨는 홍익대 미대와 프랑스 아카데미 드 보자르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프랑스 샤토 드 셰비네 개인전을 비롯해 독일 LAUF, 한국 관훈 갤러리, 풀러튼의 갤러리 419 베로니즈에서 6차례 개인전을 개최했다.
전시회는 31일까지. 아티스트 리셉션은 오늘(20일) 오후 6∼9시 돈 오멜버니 갤러리에서 마련된다. 관람시간 화∼금 오전 11시∼오후 5시. 문의 (323) 932-0076
<하은선 기자> eunseonha@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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