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개과천선 없는 100% 악역… 게시판서 욕먹는 일 즐거워
“2개월 동안 만큼은 정말 ‘나쁜 남자’로 살겠습니다.”
탤런트 김지훈이 ‘독기’를 품었다. 김지훈은 KBS 2TV 수목 미니시리즈 ‘위대한 유산’(극본 이숙진 김태희ㆍ연출 김평중)에서 야망의 화신 최시완으로 출연하면서 나쁜 남자의 극치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한 동안 안방극장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남자 악역 캐릭터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최근 드라마에서 악역 다운 남자 악역이 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악역으로 설정돼 있어도 너무 멋있거나, 결정적인 순간에 개과천선해 악역의 의미를 퇴색시키곤 합니다. 한번쯤 시종일관 나쁜 놈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위대한 유산’에서 김지훈이 연기하는 최시완은 대단히 사악하다. 야망 앞에서 사랑을 헌신짝 여기듯 하는 인물이다. 그렇다고 깨끗하게 버리지도 않고 이용해 먹는다.
오랜 연인 한지민(유미래)이 성공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여겨 거추장스러워 하면서도 이용할 건 최대한 이용한다. 그 과정에서 헌신적인 사랑을 베푸는 척한다. 그야말로 ‘양의 탈을 쓴 늑대’다. 후일 진정한 사랑을 느낀 뒤엔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갖은 야비한 수단을 동원한다. 개과천선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 ‘순도 100%의 악역’이다.
“드라마 시청률은 저조한데도(8~9%) 시완은 실컷 욕을 먹고 있습니다. 시청자 게시판 의견 중 절반은 시완에 대한 비난이죠. 그런 욕은 얼마든지 먹어도 든든합니다. ‘그래도 김지훈은 멋지다’는 의견도 간혹 올라와 한결 힘이 되기도 합니다.”
김지훈은 그 동안 KBS 2TV ‘황금사과’, SBS ‘흥부네 박 터졌네’ 등을 통해 반듯한 엘리트 이미지의 연기자로 잘 알려져 있었다. 연기 경력이 길진 않지만 나름대로 이미지 관리를 잘해왔다. 그런 그가 이처럼 독한 악역을 주저 없이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반복적인 일상의 탈피와 연기자로서 진화를 이유로 꼽았다.
“연기가 즐거운 이유는 항상 새로운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반복적인 캐릭터의 재생산은 즐거움을 반감시키죠. 새로운 캐릭터가 절실했고 시완은 그에 딱 맞았습니다. 주위의 만류도 있었지만 제가 고집했습니다. 다음엔 능청스럽게 망가지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습니다.”
김지훈은 요즘 시완을 정말 나쁜 놈으로 만들기 위해 평소에도 사악한 생각을 머금으려고 노력한다. 나쁜 경험, 기억 등을 항상 떠올린다. 그는 “요즘 거울을 볼 때마다 사악한 눈빛의 낯선 남자를 발견하곤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사진=김지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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