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웅목사(커네티컷한인중앙감리교회)
어느 교회의 어버이 주일에 주일학교 학생에게 에베소서 6장 1-3절 말씀을 읽으라고 하니까 “네 부모를 공경하라”를 “네 아비와 어미를 공격하라”고 읽었다고 한다. 요즈음 세태를 바라보면 빠른 것과 편한 것을 선호하는 하이테크(Hi-Tech)의 시대에 점점 더 하이터치의 감동을 잃어가고 도덕적 윤리성이 무너지고 아이들마저도 개인주의와 폭력성을 통해 공격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 땅에서 12살도 안된 소년이 아버지에게 가벼운 야단을 맞은 후 총으로 아버지를 죽인 사건이 있었다. 경찰이 “도대체 왜 이런 일을 했느냐?”고 물었을 때 이 소년의 대답은 “아버지가 보기 싫어
요”였다. 자기가 하는 일마다 잔소리하고 간섭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자신의 자유와 인생에 방해가 되는 존재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느 날 아버지의 사냥총으로 잠든 아버지에게 총을 겨냥하고 방아쇠를 당긴다. 물론 이 소년은 수감되었지만 미성년이어서 소년감호소 같은 곳에 수감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교도소의 숙직간수는 소등한 이후의 어두워져가는 저녁 복도를 지나다가 흐느끼는 울음소리를 듣게 되고 가까이 다가보니 이 소년이 감방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무릎사이에 머리를 묻고 가느다란 소리로 뜻밖에 이런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빠 보고 싶어요, 아빠 미안해요, 그런데 정말 고보 싶어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애증의 관계(love-hate relationship)”가 된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사랑하면서 자신의 사랑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충족이 안 될 때 그 사랑이 오히려 나중에 미움이 되고 그 미움이 결국에는 상대방을 공격하여 상처를 주고 아픔의 자국을 남기게 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후회해도 때는 늦은 것이다. 이것은 모두 하이터치(Hi-Touch)의 상실에서 오는 아픔의 결과이다.
형제간에 있어서 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면 힘으로 동생을 때려서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동생의 터진 무릎을 싸매어 주고 쓰다듬어 주는 사랑을 베풀어주면 된다. 이러한 사랑을 통해서 동생은 형의 사람으로 변화가 된다. 이 극진한 사랑이 바로 하이터치인 것이다.
아무리 물질문명이 발달한 하이테크 시대라도 그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메마른 영혼을 만져주고 적셔줄 하이터치를 사모하는 것이다. 하이테크의 문화, 즉 디지털시대는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유용하게 만들어 주지만 이것들이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힘없고 가난한 이웃들, 연로한 노약자들에게 내미는 사랑의 손길들, 사랑하는 사람들과 모닥불 앞에서 밤새 나누는 대화, 친구와 몸을 부딪치고 땀을 흘리며 하는 운동, 인터넷으로 집에서 가상공간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지만 교회에 나와서 성도간의 교제를 통한 만남 등은 인간을 참으로 인간답게 하는 영혼의 터치, 즉 하이터치인 것이다.
신앙인들의 영혼의 고향은 교회이다. 오늘날의 이민교회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박하고 메마른 세상에서 하이터치의 감동을 줄 수 있는 어머님의 품과 같이 넉넉함이 있고 오래 머물고 싶고 또 오고 싶은 그리움이 가득한 가정과 같은 교회, 친정과 같은 교회, 고향과 같은 교회로 아름답게 세워져 갈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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