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인스티튜트(MI)에서 작곡과 이론을 가르치는 레이첼 윤 교수. <진천규 기자>
“바흐+팝, 모차르트+재즈
크로스오버 너무 재밌어요”
“한인 학생들 실력 뛰어난데
프로 음악계 진출은 드물어”
“클래식 음악에 재즈나 팝을 접목시키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지난 학기에 바흐의 음악으로 팝튠을 해봤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새로운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죠”
크로스오버 뮤지션 레이첼 윤(37·한국명 윤지영)씨는 할리웃의 뮤지션 인스티튜트(MI)에서 한인으로는 유일한 전임교수다. MI는 1977년 기타리스트 하워드 로버츠가 할리웃 한복판에 설립한 기타학원 GIT(Guitar Institute of Technology)의 후신으로, 재즈 뮤지션 지미 스캇과 스캇 앤더슨 등이 교수로 있는 음악전문학교.
서울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작곡을 전공했고, UCLA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정통 클래식파가 요즘 심취해 있는 음악 장르는 재즈다. 교수가 된 것도 MI에 재즈를 공부하러 왔다가 교수들과 친분을 쌓으면서다. 로벤 포드와 빅터 베일리가 거쳐간 재즈 밴드 ‘옐로재킷’(Yellowjackets), 리듬 앤 블루스 프로듀서 ‘와-와 왓슨’(Wah-Wah Watson) 등 꽤나 알아주는 뮤지션들과 함께 오케스트라 편성작업을 했다.
“학교에서 만나는 한인들은 누구 못지 않게 연주 실력이 뛰어난데 프로 음악계로 진출하는 연주자들은 드물어요. 우리 학교만 해도 키보드 과정(KIT)은 한인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죠. 피아노를 제대로 전공한 사람도 많고 음악적 재능도 두드러지죠”
현재 그녀가 가르치는 과목은 작곡과 이론, 음악사, 키보드 등. 박사과정을 밟으러 유학 길에 올랐을 당시엔 언어에서 오는 장벽 때문에 남보다 2∼3배로 열심히 공부했다는 그녀는 지금 15∼20명의 학생들을 앉혀놓고 영어로 강의를 한다. 클래식 음악의 기본에 충실하다보니 팝과 재즈를 접목시켰을 때 그녀만의 독특한 음악세계가 구축돼 학교측은 대환영을 표하고 있다.
“공부하는 게 제일 좋다”는 그녀는 가족이 모두 교수. 작고한 아버지 윤양석 교수(작곡 전공)와 어머니 이연희 교수(피아노 전공)의 첫째 딸로, 오빠는 숭실대 사진학과 윤준성 교수, 여동생은 국악작곡가 윤혜진씨이다.
“교수지만 틈틈이 다른 과목을 수강해 배우는 기쁨도 함께 누린다”는 그녀는 “음악을 가르치는 일도 결국은 음악과 함께 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은선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