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내 신고’규정 어겼다 5만원 요구
해외한인 실정 무시한 행정에 ‘분통’
“결혼 신고를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지난 해 11월 미국에서 결혼신고 후 지난 달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회계사 이모(32)씨는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부평구청으로 발길을 옮겼다 분통을 터뜨려야 했다. 구청 담당자가 이씨에게 결혼 후 한 달 이내에 혼인신고를 해야 하는 규정을 어겼다며 과태료 5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경직화된 한국 법이 해외에 체류하는 한인을 울리고 있다. 현실을 반영치 못하거나 이미 사문화된 법은 한국 정부의 정확한 해외 한인사회 파악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법은 혼인 이외에도 출생과 사망에 대해서도 발생 후 한 달 이내 해당 지자체에 신고토록 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해외 한인은 영사관 등에 직접 신고할 수 있지만 영사관이 없는 지역의 경우 이를 신고할 방법이 마땅찮다.
해외 영사관은 이 때문에 혼인 등 각종 신고에 특별한 기간을 설정하지 않고 있으며 과태료도 부과하지 않고 있다. LA총영사관의 호적담당 영사는 “미국 정부가 출생 신고서를 한 달 이내에 발급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현실적으로 해외 한인이 국내 법을 준수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국적상실 신고 규정은 행정규제력을 상실한 대표적인 사법이다. 한국 법은 국적상실의 사실을 안 날부터 한 달 이내에 국적상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역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과태료를 못 내겠다고 버틴 이씨는 “해외에 체류하는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신고를 하게끔 의욕을 북돋워주기는커녕 정부가 벌금만 매기려고 한다”며 “해외 거주 한인들이 신고로 생기는 이득도 없는데 누가 과연 정부 규정에 따라 신고를 하겠느냐”며 한국 정부의 ‘과태료 만능주의’를 꼬집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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