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없는 해설에 팬들 큰 호응…차범근 감독과의 대화도 화제
국가대표 축구선수에서 축구 해설자로 변신한 차두리의 꾸밈없는 해설이 연일 안방 시청자들에게 큰 화제가 되고 있다.
2006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아쉽게 탈락한 뒤 아버지인 차범근 감독과 함께 MBC 축구 중계방송 해설자로 나선 차두리의 솔직·담백한 발언이 축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
팬들의 관심이 모아진 ‘차두리 어록’은 12일 밤 열린 호주와 일본의 2006 독일월드컵 F조 예선 첫 경기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 경기는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의 호주 대표팀간 격돌로 국내 시청자들에게도 높은 관심을 끌었다.
축구팬들을 비롯한 네티즌들이 차두리의 발언때문에 웃음을 참지 못한 것은 일본의 1대0 리드로 전반전 경기가 끝난 상황에서 벌어졌다.
함께 방송을 했던 김성주 캐스터가 2002년 한국과 미국의 경기에서도 한국이 0대1로 리드당하는 상황에서 전반을 마쳤지 않습니까. 당시에도 하프타임 때 히딩크 감독의 특별 지시가 있었을 텐데, 차두리 선수 어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차두리는 당시 저는 후보여서 정확한 상황을 모르겠습니다. 후보 선수는 밖에서 몸을 풀어야 했기 때문에 라커룸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무슨 말을 했는지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다시 경기 보시죠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순간 김성주 아나운서는 예상치 못한 차두리의 대답에 머뭇거리며 아∼ 예. 죄송할 것 까진 없고요. 그런 것도 있군요라고 당황한 듯 말문을 잇지 못했고, 함께 경기를 중계하던 차범근 해설위원은 제가 다 땀이 나는군요라며 재치있는 답변으로 아들의 솔직화법을 받아넘겼다.
경기가 끝나자 네티즌들은 ‘히딩크호’의 기적적인 승리와 함께 화제가 된 이들의 대화를 빠른 속도로 인터넷 게시판에 옮기며 댓글을 이어갔다.
네티즌들은 차두리의 이날 발언에 대해 대체로 너무 솔직하고 귀엽다, 온 식구가 다 뒤집어지며 웃었다, 신선하다 등 긍정적이고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차두리의 ‘맹활약(?)’은 이에 앞서 지난 10일 잉글랜드와 파라과이의 경기 도중 선보인 아버지 차범근 감독과의 대화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경기도중 잉글랜드의 골키퍼 폴 로빈슨이 골킥으로 찬 공이 경기장 지붕에 설치된 전광판을 맞히자 차두리가 내뱉은 말로부터 시작됐다.
차두리는 우리 팀(프랑크푸르트) 선수들끼리 연습할 때 맞히기 내기 했었는데 한 사람도 성공을 못했다며 인대가 늘어날 정도로 했는데 안 되더라. 월드컵에서는 이런 명장면도 볼 수 있다고 재치있게 말하자 차범근 감독이 파워가 부족한가 보죠라고 답한 것.
이에 차두리는 정색을 하며 아닙니다라고 짧게 답했고, 이 방송이 나가자 네티즌은 차범근 차두리 부자만이 할 수 있는 진행이라며 재미있고 듣기 편안해 좋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 네티즌들은 차범근-두리 부자의 예상치 못한 대화와 재미있는 비유 때문에 더욱 편안한 느낌이 든다며 특히 차두리의 솔직한 말은 축구를 보는 즐거움에 또다른 재미까지 함께 주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한편, 차범근-두리 부자는 13일 오후 10시(한국시간)부터 진행될 한국의 2006 월드컵 첫 경기인 토고전에서 다시 한번 입담을 과시할 예정이다.
한국아이닷컴 이병욱 기자 wooklee@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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