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의 나이에 첫 영문소설 ‘파더 왕’을 펴낸 유정식씨. <진천규 기자>
영문소설 ‘파더 왕’ 표지.
역사적 사실+허구 가미 우리의 삶 그려
태평천국의 난 일으킨
홍수전을 주인공 삼아
후손들이 겪는 아픔 표현
칠순 넘겨 22년만에 완성
‘코리암저널’ 창립자
“인간이란 완전하지 못한 존재임을 묘사하고 싶어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곁들인 소설 형식으로 표현했죠”
올드 타이머 유정식(74)씨가 영문소설 ‘파더 왕’(Father Wang·Authorhouse 펴냄)을 출간했다. 영문잡지 ‘코리암저널’의 창립자이기도 한 유씨가 22년에 걸쳐 완성한 소설이다. 칠순을 넘긴 나이에 167페이지 분량의 소설을 처음 출간했다는 자체가 놀랍다. 이민 1세대로 영문소설을 펴낸 노익장의 열정과 의욕도 대단하지만, 책머리에‘나를 위해 인생의 전부를 희생한 아내 그레이스에게 바친다’는 문구가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지난 83년 오하이오주 마이애미대학 교수시절 우연히 도서실을 찾았다가 홍수전이란 역사 속 인물에 흥미를 갖게 됐죠. 이후 상상 속에서 전개돼 온 스토리를 한편의 소설로 썼습니다”
두 달 전 출판된 책의 내용을 설명하면서도 아주 먼 옛날 이야기를 하듯 기억을 더듬어야 했지만, 25년 전 역사책을 통해 ‘홍수전’이란 인물을 만났을 때 느꼈던 흥분만큼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홍수전은 19세기 타락한 청나라 조정을 무너뜨려 모두가 평등한 지상천국을 건설하겠다며 봉기를 일으킨 인물이다.
유씨는 청나라 말기 태평천국의 난을 일으켰던 홍수전(Hung Siu-Tsheun)의 먼 후손이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설정, 자손 대대로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삶을 그렸다. 책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종교적 색채가 강한 역사소설로, 중간중간 성경구절이 많이 등장한다.
“홍수전이 세운 국가는 14년만에 멸망했지만, 그는 당시 선교사인 로버츠 목사를 만나 기독교 교리를 연구한 사람이죠. 이 소설은 그의 후손(굿-스톤)이 철도건설 노동자로 태평양을 건너 인디언 부인을 맞으면서 대를 이었고 그의 3대 자손이 소설의 주인공입니다”
소설을 쓰기 위해 역사적 기록서를 모조리 탐독했다는 유씨는 “좋든 싫든 태평천국은 우리 선조들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국가로, 선조에 관한 기록을 파헤친다는 건 가치 있는 작업”이라며 “홍수전이란 실존 인물과 왕신부라는 소설 속 인물을 묶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유정식씨는 동국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시라큐스 대학원에서 TV-라디오 뉴스를 전공했다. 1973년 도미해 오리건 주립대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82년까지 오하이오주 마이애미대 커뮤니케이션 앤 디어터학과 조교수를 역임했다. 현 ‘코리암저널’ 발행인 제임스 류씨가 아들, 태미 정 판사는 며느리이다.
‘파더 왕’(Father Wang)은 인터넷 서점 아마존 닷컴(amazon.com)과 대형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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