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동산 에이전트가 주택리스팅 가격을 내렸음을 알리는 사인을 부착하고 있다.
매물 늘고 판매시간 길어져… 서부·고가주택 심해
좋은 이웃과 우수한 학군이 강점인 말리부 지역의 한 지중해 스타일의 근사한 4베드룸 하우스에는 4개월째 ‘For Sale’ 사인이 붙어있었다. 60일 안에 팔릴 것으로 기대했던 소유주 데이빗 셀츠먼은 하는 수 없이 4월에 10만달러를 내렸으나 이마저 별무효과, 5월에 또 10만달러를 내리고야 얼마 전 에스크로를 열었다.
모기지 금리 상승세 등의 영향으로 남가주 주택 시장의 초호황세가 한풀 꺾이면서 매물로 내놓은 집값을 디스카운트하는 셀러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매물이 늘어나면서 거래 성사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해만해도 흔하던 복수 오퍼나 ‘세일’ 사인이 내걸리기도 전 입소문으로 매각이 이뤄지던 일은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매물로 나온 주택이 마켓에 머무는 기간은 LA카운티의 경우 지난해의 25일에서 34일로 10일 이상 늘었으며, 오렌지카운티도 26일에서 39일, 샌버나디노는 27일에서 39일로 각각 길어졌다. 로프트 붐을 뜨거웠던 LA다운타운 역시 평균 57일로 지난해 보다 1주일 이상이 늘었다.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에 따르면 LA 웨스트와 말리부 일부 지역의 경우는 평균 85일에 달한다.
100만 달러 이상 고급 주택들의 경우 셀러들의 디스카운트가 눈에 띄게 늘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 194만8,000달러의 가격표를 달았던 팔로스버디스 에스테이트내 건평 3,000스퀘어피트의 한 주택은 바이어가 나타나지 않자 지난 2월부터 매달 집값을 내려 현재 매각 희망가는 174만8,000달러로 떨어졌다. 하지만 아직도 팔리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고 셀러들의 ‘몸 낮추기’가 고가 주택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리버사이드 샌하신토의 한 3베드룸 하우스는 지난 4월 27만5,000달러에 매물로 나왔으나 매달 가격을 내려 현재 25만9,000달러가 됐다. 이 주택의 리스팅 에이전트인 휴고 플로레즈는 “내 경우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한주에 13개의 오퍼가 들어왔으나 올 들어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해광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