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아메리칸의 정체성 재확립을 취지로 처음 개최된 연극제 ‘넥스트 빅뱅’의 션 임 운영위원.
2세대 아시안들 ‘넥스트 빅뱅’통해 뉴 아메리칸으로
“퍼스트 빅뱅이 아시안 아메리칸의 민권운동사가 시작된 1960년대 아시안 연극계의 움직임이었다면, 우리 세대가 주도하는 ‘넥스트 빅뱅’은 아시안 아메리칸을 뛰어넘어 ‘뉴 아메리칸’이란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의지 표명입니다”
제1회 아시안 아메리칸 연극제의 홍보기획을 담당한 한인 2세 연극인 션 임(27·아시안 아메리칸 디어터 컴퍼니 예술감독)이 밝히는 당찬 포부다.
사흘간 일미문화센터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안 아메리칸 연극제는 미 전역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아시안 아메리칸 연극단체들을 한 자리에 모아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대규모 행사. 총 27개 아시안 연극단체가 참가했고, 연인원은 200여명에 달했다. 올해 LA에서 처음 개최된 아시안 아메리칸 연극제는 내년 뉴욕에서 2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아시안 아메리칸 연극제는 3년 전 극단 이스트 웨스트 플레이어즈(East West Players)의 대표 팀 당을 주축으로 연극제 개최에 대한 움직임이 생겼고, 2004년 뉴욕과 LA,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운영위원 15명이 선임되면서 컨퍼런스와 쇼케이스의 형태로 구체화됐다. 올해 운영위원으로 참가한 한인 2세는 임씨와 뉴욕 출신의 로이드 서(극단 ‘세컨드 제너레이션’ 소속 극작가)씨 두 사람이다.
“2003년 뉴욕에서 열린 연극제 ‘디어터 오브 컬러’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9.11 테러 이후 유색인종의 달라진 위상에 대한 연극계의 고찰이었죠. 그 때 아시안 아메리칸 연극인들도 결집된 힘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커뮤니티의 유대감을 형성시키는 예술매체가 연극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미국 사회가 아시안 아메리칸을 주목하고, 특히 코리안 아메리칸의 인기가 높아지는 요즘, 각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연극인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그를 비롯한 차세대 연극인들이 추구하는 넥스트 빅뱅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퍼스트 빅뱅이 일어났던 당시 아시안 아메리칸은 중국과 일본, 필리핀계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 아시안의 범위는 규정하기 힘들 정도로 폭넓어졌어요. 1960년대 빅뱅의 주역들은 미국사회에서 오리엔탈이 아닌 아시안 아메리칸의 입지를 능동적으로 재정립하려는 의지로 새로운 자아상 확립에 주력했다면, 미국에서 태어난 2세대가 일으키는 빅뱅은 아시안과 아메리칸이 공존하는 ‘뉴 아메리칸’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션 임은 임한규·복희씨의 외아들로 스탠포드 대학에서 국제학과 드라마를 전공했고, 같은 대학원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스탠포드 재학 당시부터 지금까지 18편의 연극을 연출, 제작했고, 2001년 스탠포드 아시안 퍼시픽 아메리칸 졸업생 클럽이 수여하는 커뮤니티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번 연극제에는 그가 직접 희곡을 쓰고 연출을 맡은 연극 ‘F.O.P.’(Fresh Off the Boat)가 마지막날 쇼 케이스 무대에 올랐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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