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할머니들의 신경통은 날씨를 예보하고 어떤 때는 그것이 기상대보다 더 정확했던 기억이 난다. 왜 그런지 의학적 증거나 과학적인 분석은 없었지만 어두운 밤에도 우리 노인들의 신경통은 다음날 기상을 미리 알려줬다. 그래서 다음날 고추를 널어 말릴 것인가, 장독 뚜껑을 활짝 열 것인가, 아니면 이불 호청을 햇볕에 널 것인가를 전날 밤에 대충 준비했었다.
일거리도 많고 분주했던 우리네 시골 마을의 일상생활. 조상 대대로 우리 노인들은 흙 내음이 짙은 맑고 순수한 정신과 육체를 재산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미국식 삶을 살고 더욱 편안하고 안락한 환경을 추구하다보니 몸은 비대해지고 정신력은 흐트러지는 것 같다. 이 곳 노인들은 옛 한국인들보다 더 많은 병마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노년의 병으로 꼽히는 만성 신경통과 치매는 원인과 치료법을 아직도 확실히 알 수 없어서 전문의들도 뭐라 시원하게 대답해 줄 수 없는 것이 현 상황이다. 더 심각한 것은 치매와 만성 신경통이 심해지다 보면 긍정적인 사람도 웃음이 사라지고 인격적 붕괴를 일으키며 가까운 사람들도 외면해 버리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노화현상이 진행되면서 수족의 움직임을 어렵게 만드는 만성 신경통, 관절염 등은 특히 요즘처럼 일기변동이 심할 때면 외로운 노인들을 더욱 괴롭게 만든다.
바쁜 이민사회, 핵가족 사회에서 매일 부모님을 찾아 뵙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양로원이나 요양원(convalescent hospital)처럼 자유와 사생활 보장이 없는 곳으로 옮기는 것은 죽기보다 싫은 것이 노인들의 심정이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많은 노인들로서 수족을 완전히 못 쓰거나 정신분열 상태가 아니라면 집에서 도우미 서비스(IHSS)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제공하는 IHSS(In Home Supportive Service)는 시각장애인, 장애자, 장애 어린이 혹은 65세 이상 노인들이 집안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간병인 비용을 부담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집안 청소, 음식 장만, 빨래, 장보기, 목욕, 옷 입는 것, 대소변 처리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저소득층의 노인들 중 생계보조비(SSI)를 받거나 메디칼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된다. 간병인 선택은 본인이 하며 아들, 딸, 며느리, 손녀, 손자, 이웃집 아주머니 등 누구를 선택하여도 되고 정부에서 그들에게 일한 만큼 돈을 지불하므로 여름방학 때 손자손녀의 아르바이트로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간병인의 변경은 자유롭고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해당된다.
먼저 IHSS 신청 접수(1-888-744-6898)를 하면 담당 소셜워커가 연락을 하고 날짜를 정하여 집으로 방문을 해서 노인의 상태를 조사하게 된다. 신경통, 당뇨, 류머티스, 심장병 등 무엇이든 불편한 것들을 솔직히 대답해 주고 복용하는 약들을 보여주면 된다. 담당자가 도움 받을 사람의 상태에 따라 시간을 정해주면 정해진 시간에 따라 간병인을 고용하면 되는 것이다.
간혹 이 프로그램을 남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간병인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적절하게 잘 사용되고 있다.
이따금 한인 노인들 중에는 아무 한 일도 없이 나라 돈(SSI) 받아 생활하고 병원치료까지 받는 등 여러 혜택을 받고 있는데 간병인까지 제공받을 수는 없다는 마음씨 고운 분들도 눈에 띈다. 그러나 모든 노인들에게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이므로 필요에 따라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토마스 오 소셜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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