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열린 제16회 일맥 회장기 축구대회에서 우승한 한얼(A리그, 오른쪽)) 크라이프(B리그, 왼쪽) 등 입상선수단이 우승기을 앞에 놓고 트로피를 치켜들며 기쁨을 표하고 있다.
B리그 크라이프
실리콘밸리 형님팀과 아우팀이 일맥축구대회 최고봉 2곳을 모두 점령했다. 그런데 형님팀과 아우팀의 점령대상이 뒤바뀐 듯했다. 15일 프리몬트 JF케네디하이 2개 구장에서 열린 제16회 일맥회장기 축구대회에서, 같은 팀은 아니지만 나이와 구력으로 따져 한참 형님뻘인 한얼팀은 베스트멤버들이 출전하는 A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데안자 칼리지 학생들이 주축을 이뤄 처음 출전한 크라이프팀은 노장들 위주의 B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4월29일 상록축구대회에서 A그룹과 B그룹 최고봉에 올랐던 일맥과 SF상록수는 약속한 듯 나란히 3위로 내려앉아 소용돌이치는 한인사회 축구판도를 실감케 했다. 지난 5월20일 열기로 했다가 때아닌 비 때문에 연기된 이번 대회에는 A리그에 6팀(트라이밸리아가페 태백 한얼 상록 일맥 상록수) B리그에 8팀(상록 한얼 생명의강교회 크라이프 TV아가페 일맥 상록수 임마누엘) 등 총 14개 팀이 출전했다.
◆A리그 우리(팀) 경기를 오늘같이 편하게 보는 것도 처음이네. 북가주 한인사회 축구동아리 중 가장 오래된 한얼축구회 박정현 회장은 한얼-SV상록의 결승전 전반전이 끝나갈 무렵 운동장 옆 잔디에 앉아 관전하며 농반진반 이렇게 말했다. 경기양상이 그랬다. 승패 향방보다 한얼이 몇점차로 이기느냐가 관심사로 보일 정도였다. 토니 장-잔 호-자니 선수로 이어지는 팔팔한 3각편대는 전반중반
수비숲 사이로 때려넣은 네빈의 선제골에 만족하지 않고 쉴새없이 상록 문전을 두들겼다. 최재혁-박원홍-김한중 선수가 구축한 노장 3총사 수비라인도 견고해 힘있는 공격 노련한 수비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그러나 후반들어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한얼이 잠그기작전을 펼친 게 아닌데도 평균나이 40세안팎 노장군단 상록이 어디서 산소를 공급받았는지 공세의 고삐를
틀어쥐었다. 한얼이 오밀조밀 패스웍에 의한 다단계 공격에 의존했다면, 상록은 안상석-이창수-윤범서 수비라인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겸 윙포워드로 권혁무 선수에게 연결하고 권 선수는 최전방 원톱 최상남 선수에게 찔러주는 단축형 공격으로 한얼의 얼을 빼놓았다. 막판으로 접어들며 더욱 공세를 강화한 상록은 한얼문전 외곽까지 침투한 안상석 선수가 수비수 3명을 따돌린 뒤 골키퍼가 각도를 좁히려 골라인에서 서너걸음 튀쳐나온 것을 보고는 크로스 모션으로 적진을 교란하면서 그대로 공 밑을 톡 찍어올려 문지기 키를 골네트로 빨려드는 멋진 칩샷동점골을 엮어냈다.
낙승 예상을 깨고 궁지에 몰린 한얼이 끝내 웃은 것은 승부차기. 양팀 모두 5명씩 명중탄을 쏜 뒤 6번째 플레이오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상록으로선 믿음직한 플레이메이커 고영준 선수가 주전골키퍼 부상으로 미드필드 대신 골문을 지키느라 특유의 ‘약속된 플레이’를 최대한 살리지 못하는 바람에 승부차기 이전 결판내기에 실패한 것이 아쉬웠다.
◆B리그 어휴, 쟤들이 얼마나 잘 뛰는지…. 정신 없었어요. 몇골이나 먹었는지도 모르겠네.” 축구 검도 야구 등 만능스포츠맨인 트라이밸리아가페의 고참수비수 한모세 선수는 한참 어린 조카뻘 선수들(크라이프)과의 결승전이 끝난 뒤 운동장을 걸어나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첫선을 보인 크라이프의 전력은 그만큼 엄청났다. 프로급 기량을 선보인 양성필 선수를 비롯해 김범석 김지환 양승호 선수 등 하나같이 기량과 패기를 겸비한 크라이프팀은 비슷한 또래인데다 몸이 덜 풀린 탓인지 생명의강과의 1차전을 1대1로 비겼으나 이후 상록B팀을 4대으로 제치고 결승에서 TV아가페마저 4대0으로 셧아웃시켰다. <정태수 기자>
◇단체상 ◆A리그 ▷우승-SV한얼 ▷준우승-SV상록 ▷3위-일맥 ◆B리그 ▷우승-크라이프 ▷준우승-TV아가페 ▷3위-SF록수
◇개인상 ◆A리그 ▷최우수선수상(MVP)-토니 장(한얼) ▷최다득점상-잔 호(한얼, 5골) ◆B리그 ▷MVP-양성필(크라이프) ▷득점상-제임스 케이(SF상록수), 박태인(한얼, 이상 4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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