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투어 대회 우승컵 61개 수집
2004년 전반기까지만 해도 LPGA투어에서 승전고를 울리던 한국선수는 주로 3명이었다. 1998년부터 박세리가 20차례 넘게 챔피언에 오른 가운데 99년서부터는 김미현이 5번, 2000년부터는 박지은이 6번 정상에 올랐다. 가끔 펄신(1998)과 박희정(2001·2002)의 우승 소식이 새로웠고, 2003년에는 한희원이 우승컵 2개를 거머쥐며 4번째 ‘빅 스타’로 떠오르는 듯 했다.
그해 막판 한국에서 열린 CJ나인브릿지 클래식에서는 안시현이 ‘신데렐라’로 등장했다. 2004년 후반에는 김초롱이 롱스드럭스 챌린지 타이틀을 따내며 챔피언 대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2005년에는 3년 연속 우승한 선수로 한희원 혼자 남았다. 박세리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김미현은 3년째 우승에 실패했다. 박지은의 셧아웃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 대신 강지민(코닝 클래식), 김주연(US여자오픈), 이미나(BMO 캐다나여자오픈), 장정(브리티시여자오픈), 강수연(세이프웨이 클래식), 한희원(오피스디포 챔피언), 이지영(CJ나인브릿지 클래식), 김초롱(미첼컴페니 챔피언스 토너먼트)이 8승을 합작했다.
2006년에는 김주미(SBS오픈), 이미나(필즈오픈), 임성아(플로리다스내추럴 채리티 챔피언십), 한희원(코닝 클래식), 이선화(샵라이트 클래식), 장정(웨그먼스 LPGA) 등이 번갈아 우승하던 끝에 박세리-김미현 ‘투톱’이 살아났다. ‘LPGA 코리아’의 위력이 그 두 배가 됐다.
김미현은 2승(진 클럽스&리조트 오픈·제이미 파 오웬스코닝 클래식), 박세리는 메이저 타이틀(맥도널즈 LPGA챔피언십)을 따내며 화려한 부활을 했다.
“1세대인 박세리와 내가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16일 LPGA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한 김미현(29)은 우승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미현이 지난 5월 진 클럽스&리조트 오픈에서 3년9개월간의 ‘우승 가뭄’을 끝냈을 때는 박세리가 “내 일처럼 기뻤다”고 말하더니 곧 맥도널즈 LPGA 챔피언십에 나가 ‘메이저 컴백’ 스토리를 썼다.
김미현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이 LPGA투어에서 수집한 우승컵은 모두 61개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박세리가 9년간 23개, 김미현이 8년에 걸쳐 7개를 모아 전체 승수 가운데 두 선수 몫은 절반에 육박한다.
이처럼 LPGA투어에서 ‘선구자’와 ‘개척자’, 그리고 ‘맏언니’ 노릇을 맡아온 두 선수는 그러나 한때 ‘신예’들에 밀려 ‘잊혀진 존재’로 추락하는 아픔도 겪었다. 김미현은 지난 2002년 웬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무려 3년9개월 동안 우승 없이 지냈다. 2003년과 지난해 두 차례나 상금랭킹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2004년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를 채운 박세리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슬럼프에 허덕이며 지난해에는 상금랭킹 102위까지 떨어졌다.
때문에 김미현은 KTF와 스폰서 재계약 때 “성적에 따라 연봉을 받는다”는 ‘굴욕’을 감수해야 했고 박세리는 “주말 골퍼 수준”이라는 비꼬는 소리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둘은 올해 거짓말처럼 부활했다. 김미현이 4년여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지 2개월여만에 시즌 2승을 거두고 박세리가 LPGA챔피언십 우승 이후 대회마다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보면 둘은 ‘반짝 장세’가 아니라 ‘제2의 전성기’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신구조화로 그 위력이 두 배가 된 ‘LPGA 코리아’가 올해 과연 우승컵을 몇 개나 거둬들일지 궁금하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