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벤추라 마리나 스테이트비치 팍에서 열린 해변문학제 참가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미주문학 고뇌와 천착 부족 작품으로 역사 바로 세워야
지난 주말 벤추라 바닷가에서‘해변 문학제’가 열렸다. 올해로 19년 째. 문인과 문학애호가 더해 150여명이 모였다. 대부분 LA 근교에서 왔지만 샌디에고, 샌호제, 멀리 애틀랜타에서 온 이도 있었다. 한국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해외에서 한 자리에 이 정도 모였다는 것이 우선 의미있는 일 아니겠느냐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하루 종일 계속된 문학제 행사중 4시간 가까이 진행된 강연을 초청 연사별로 짧게 따서 전한다. 올해는 재미수필가협회가 주관한 이 문학제는 시인협회·크리스찬문협이 함께 주최했고, 시문학회 회원들도 일손을 도왔다. 본보와 라디오서울 후원.
유현종<소설가>
한국은 지금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다. 정체성 위기는 역사위기에서 온다. 원인은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이다. 중국은 고조선, 부여, 발해, 고구려까지 현 중국 영토에 걸쳐 있었다는 이유로 이유로 중국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속지주의 역사관을 취하고 있다. 동북공정이 곧 그것이다. 일본은 삼한 일부를 한때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여전히 주장한다. 그렇게 되면 임란은 실지회복, 일제 36년도 원래 자기들 땅에 대한 통치권 회복으로 정당화된다.
이런 상황에서 작가는 작품으로 역사를 바로 세우고 역사를 심판해야 한다. 최근 한국 TV 드라마들이 <주몽> <연개소문> 등을 잇달아 방영하는 것은 이같은 위기의식의 발로로 이해하면 된다.
유혜자<수필가>
수필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은 ‘수필은 신변잡기이고, 예술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신변잡기라는 오명은 소재의 한계 때문에 생겨났다.
자기 신변에서 일어나는 소재 외에는 볼 줄 모르고, 생각할 줄 모르는 한계는 시야의 광역화, 시선의 다각화로 극복해야 한다. 예술성 부족은 수필이 기본적으로 사실의 기록이라는 태생적 한계에서 기인하지만 기법의 변화에 의해 극복이 가능하리라 본다.
이명재<문학평론가>
한국에서는 점차 해외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해외 문학은 중·러시아권과 미국·일본 중심의 자유주의권 둘로 대별된다. 미주문학은 점차 풍성한 성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해외 문학은 너무 소박하다. 수준이 떨어진다. 중·러에 비해 창작여건이 월등한 미주 문학은 기대에 어긋난다. 글쓰기에 전념하고 고뇌하고 천착하는 자세가 아쉽다. 문인만 많았지 한반도 문단에 기여는 없다. 서울중심, 의존에서 탈피해 현장을 활용하는 미주문단으로 태어나길 기대한다.
허형만<시인>
2002년 <시인세계>가 100명의 시인·평론가에게 한국 현대시 100년간 가장 빼어난 시인 10명의 선정을 의뢰한 결과 김소월, 서정주, 정지용, 김수영, 백석, 한용운, 김춘수, 이상, 박목월, 윤동주가 선정됐다.
한국 10대 시인을 되새기고 음미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이데올로기 시대였던 80년대 한국시는 노동시 농민시 도시시 해체시가 많았지만 2000년대에는 환상시 미래파등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런 류의 시도 기본적으로 생명, 삶, 휴머니티를 깔고 있어야 할 것이다.
<안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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