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만년의 걸음’ 60여편의 시 수록
저 산의 높이가 허공의 손짓만은 아니다/ 잉걸불로 솟던 한 때/ 이제 오랜 멈춤인 저 높이가/ 어느 서늘한 열정의 발원지를 건드렸는지/ 눈발, 무진무진 쏟아진다/ -몇만년 만의 걸음 중-
베이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 유봉희씨가 신작 시집을 출간했다. 문학아케데미에서 출판한 처녀 시집 ‘소금의 화석’출간후 3년만에 시집은 낸 유시인은 작품집 ‘몇만년 만의 걸음 중‘에 ‘광대 소금쟁이’를 비롯 ‘피토 호수에서 쓰는 편지’등 작품 60여편을 수록하고 있다.
-시를 창작한다는 말보다 시를 만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미 존재하고 있었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시들이 시인을 만나서 옷을 받아 입고 각자 제 모습을 나타낸다. 그들을 만나러 산과 거리를 힘들게 오가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그들이 먼저 찾아와 나의 창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도 있다. 그들의 숨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개성과 품격을 지켜주는 옷을 만들어 주고 싶다. 이제 독자를 위하여 떠나는 길에 따뜻한 만남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시집 머리말에 적고있는 유시인은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했으며 2002년 문학과 창작사를 통해 신인상을 받으면서 문단에 데뷰했다.
원시적인 서정이 살아있는 깔끔한 시어로 창작하고 있는 유시인에 대하여 조정권 시인은 존재 그 자체를 인식하는 힘 보다 근원적으로 해석하는 견자로서의 눈동자가 있다며 유봉희 시인의 시는 소박하고 사소한 자연의 사물을 읽어내는 내밀한 눈을 지니고 있고 내면세계의 풍부한 상상력, 그 해석학적인 시의 지평이 더욱 깊고 넓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김종회 문학평론가도 유봉희 시인은 멀리 태평양 너머 캘리포니아에 살면서도 모국의 그리움과 혈연, 어리고 젊은 낱의 추억, 미처 다 풀어내지 못한 감정의 응어리들을 뛰어 넘어 매우 자연스럽게 시적 대상으로 향하고 있다며 심지어 그녀가 체험하는 미국의 산과 바다, 동물과 같은 이국적 대상들도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정서의 범주로 포괄되어 있다고 전제하고 그녀의 시적 관심이 폭넓은 시야와 안정된 균형감각을 담보로 시세계가 더욱 수준있게 확장되어 나갈 것을 바란 다고 말했다.
유봉희 시인에 대한 정보는 www.mijumunhak.com으로 검색해 볼 수 있다.
<이정훈 기자>
junghoon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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