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연합뉴스) 시베리아를 비롯한 영구 동토지대가 급속히 녹으면서 땅 밑에 갇혀있던 메탄 가스가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대기 중에 방출되고 있으며 이는 언젠가 기후의 시한 폭탄을 터뜨리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미국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알래스카 주립대학의 케이티 월터 박사 등 연구진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메탄 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3배나 강력한 온실가스이며 영구 동토에서 방출되는 속도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의 5배나 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정확도가 높은 새로운 기술로 측정한 결과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히고 메탄 가스는 지금도 대량으로 방출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이 방출될 것이며 그 효과는 어머어마한 것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하수의 거품을 채취하는 특수장비를 이용해 메탄 가스가 부글부글 거품을 일으키는 거대한 고온 지점들을 발견했으며 이런 현상은 쉽게 멈출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을 멈추게 하려면 대대적인 냉각효과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상의 영구 동토 중 대부분은 시베리아에 위치해 있다.
학자들은 지금까지 기후 예측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던 온난화의 악순환으로 동토대가 녹는 현상을 새로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동토대가 녹으면 메탄 가스와 이산화탄소가 방출돼 온실효과를 일으키며 온실효과는 동토의 해동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일부 학자들은 이런 악순환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이에 동의하지 않는 학자들도 있다.
최근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예도마(yedoma)’로 불리는 동토 지대에 매장돼 있는 탄소의 양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으며 어쩌면 화석 연료 연소를 통해 해마다 대기중에 방출되는 탄소량의 100배 쯤 될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플로리다 대학의 테드 셔 교수는 이는 일종의 저속 시한폭탄과 같다고 지적했다,
예도마의 대부분은 연구가 미치지 못한 시베리아 북부와 동부의 호수 밑 지하층에 위치해 있는데 예도마의 아랫부분에 있던 탄소는 메탄, 윗부분에 있던 탄소는 이산화탄소 형태로 방출된다.
동토대 메탄 가스가 단숨에, 또는 단 몇십년 사이에 방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온이 올라가면 땅 속에서 새어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편 북극 기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제대로 알려지거나 관찰되지 않은 동토 효과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300명의 학자들로 구성된 북극기후영향평가단의 로버트 코렐 단장이 밝혔다. 학자들은 메탄과 이산화탄소 가운데 어느 것이 더 해로운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메탄은 열을 가두는 효과는 훨씬 강력하지만 10년만 지나면 이산화탄소 등 다른 화학물질로 변하는 성질이 있고 이산화탄소는 약 100년동안 열을 가두기 때문이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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