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원정시위대 9명 협상장 난입하려다 체포되기도
‘삼보일배’·‘FTA장례식’등 평화적 시위로 대단원
시위단장, “미국노조와 반 FTA 연대강화에 보람”
김기현 시애틀한인회장, “시위 무사히 끝나 다행”
시애틀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반대시위는 마지막 날 일부 한국 원정시위대원이 한때 경찰에 체포됐지만 전체적으로 큰 불상사 없이 종료됐다.
지난 9일 오전 11시10분께 한국 원정시위대원 9명과 미국노동단체 회원 6명 등 15명은 협상장소로 무리하게 진입을 시도하려다 시애틀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날 오전 컨벤션센터 부속건물의 협상장 밖에서 FTA 협상중단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인 시위대 중 일부는 경찰 저지선을 뚫고 협상장 진입을 시도하며 체포를 유도, 이들중 박석운 전국 민중연대 집행위원장, 미국노총산별회의 워싱턴주 노동협의회의 바비 스턴, 서부항만노조 존 브라이어 국제조직화담당 국장 등 15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권찬호 시애틀총영사는 스티브 브라운 서부경찰서장을 만나 선처를 강력히 요청, 또다시 불법행위로 체포되면 처벌하겠다는 경고와 함께 이들은 두 시간 반만에 풀려났다.
시위대는 8일 다운타운에서 ‘삼보일배’ 행진을 벌인데 이어 9일에는 ‘FTA 장례식’을 거행함으로서 나흘간의 FTA 저지 평화시위를 마무리했다.
8일 오후 1시경 협상장인 컨벤션센터 부속건물 앞에 집결한 한국원정시위대와 미국노조회원 등 1백여 명은 FTA반대 등 구호를 외친 후 삼보일배를 시작, 8가와 파이크 스트릿, 웨스트레이크 팍, 파인 스트릿을 거쳐 돌아오는 약 1마일 코스를 행진했다.
정광훈 원정투쟁단장은 협상저지를 위한 한 마음으로 삼보일배를 하자고 제의했고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한국의 농민들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며 “그들의 마음 하나하나를 가슴에 안고 협상을 저지시킬 수 있다는 확신으로 삼보일배를 하자”고 강조했다.
선두그룹이 징과 북을 치며 분위기를 고조시킨 가운데 김현숙 재미위원회 국제담당자의 ‘다운! 다운! FTA!’라는 구호로 삼보일배를 시작한 시위대는 중간중간 연도의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삼보일배를 하는 이유와 FTA의 부당성을 설명했다.
시민들은 시위 이유를 묻기도 하고 독특한 시위모습을 핸드폰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이날 삼보일배에 참가한 매스 슈미트 시애틀 노동법률상담소장은 생각보다 무척 힘들다며 “이런 고통과 노력들이 꼭 성과로 나타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약 두 시간에 걸쳐 삼보일배 행진을 끝낸 시위대는 협상장 주위를 둘러싸고 FTA 반대구호를 외쳤다. 시애틀경찰은 한인 경찰관 최윤성씨 등 모터사이클 및 자전거 경찰관 수십명을 현장에 배치, 차량통행을 차단하는 등 시위대의 행진을 지원했다.
이날 시종일관 삼보일배를 지켜본 김기현 시애틀한인회장은 “시위가 평온한 가운데 별 탈 없이 끝나게돼 다행”이라며 시애틀경찰국도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들에게 한국시위대에 최대한 관용을 보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원정시위대는 협상 마지막날인 9일 오전엔 협상장 앞에서 출발, FTA 장사를 지낸다는 의미에서 상복차림으로 꽃상여를 들고 연방청사 앞까지 행진,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장례행렬 도중 오클랜드 한인청년문화원 소속의 이도희씨가 ‘살풀이’춤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국 원정시위대는 이번 시위를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한ㆍ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주축이 된 원정시위대의 오영택 민주노총원정투쟁단장은 “미국에서도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반 FTA에 대한 연대전선이 형성되고 있다”며 미국의 주요 노동 단체와 연대를 강화를 한데 이번 원정시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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