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영화 같은 탈출기였다. 배우 이지현이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2시간만에 극적으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대범함을 자랑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지현은 납치될 당시부터 탈출 직전까지 기지를 발휘해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이지현은 지난 11일 오후 10시 15분께 화실에서 그림 공부를 마친 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상가 주변에 주차한 자신의 아우디 승용차에 타려는 순간 20대의 괴한 두 명에게 납치됐다. 이들은 흉기로 이지현을 위협한 뒤 사제수갑을 채우고 핸드폰과 신용카드, 현금 4만원을 갈취했다.
이어 이지현을 승용차 뒷자석에 강제로 태운 뒤 경기도 앙평 방면으로 차를 몰았다. 괴한들은 이동 도중 이지현에게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물으며 위협을 가했다. 이지현은 이때 얼마전 회사를 퇴직한데다 차를 사느라 돈이 없다며 거짓말을 하고 연예인의 신분을 감췄다.
이 와중에 연료가 바닥 난 승용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납치범들은 12일 0시 25분께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복포리의 한 주유소에 들렀다. 외제 승용차의 조작법을 모르던 괴한이 차문의 잠금장치까지 해제하자 이지현은 침착한 말투로 뒤로 묶인 손목이 아프다. 수갑을 조금 느슨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이지현은 조였던 수갑이 헐렁해지면서 한 쪽 손목이 빠지자 차 문을 열고 바깥으로 몸을 던져 주유원에게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며 구조를 요청했다.
이지현의 탈출에 놀란 괴한들은 주유가 끝나지 않은 차를 황급히 몰며 전속력으로 달아났다. 이지현은 주유원의 도움으로 양평경찰서에 신고했고 이날 새벽 경찰서에서 진술을 마치고 소속사 직원들의 경호를 받아 귀가했다.
이지현의 소속사 라이브코드측은 이지현이 납치될 순간부터 침착하게 상황에 대처해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이지현은 경찰서에서 진술할 때도 납치됐던 급박한 상황을 차근히 설명하는 등 대범함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지현의 승용차는 오전 5시께 주유소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북한강변의 한 폐가에 불에 전소된 채로 발견됐다. 양평경찰서측은 현재 주변인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건이 알려진 14일 오전 이지현은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고 외출을 삼간 채 가족들과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이지현은 15일 오후 양평경찰서에 출두해 추가 조사를 받는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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