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계절은 가고 오는 것, 9월의 엷어지기 시작한 햇살이, 빛이 바랜 초록빛 나뭇잎이 능청스레 여름인 냥 속여도 난 알아 버렸습니다. 가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이 가을엔 “내 모습 이대로 받아 주소서” 겸허한 언어로 기도하고 싶어집니다.
어느 날 눈, 코, 입, 귀, 손, 발, 위 등...몸의 지체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답니다. 서로 자기 자랑에서부터 자기가 어떤 공을 세웠는지, 얼마나 희생적으로 일을 했는지 목소리 높여 말합니다. 급기야는 상대방의 허물과 약점까지 들먹이며 토론이 진행되다가 아무 말 없이 구석에 앉아 듣
기만 하던 “위”에게 화살이 몰렸습니다. “아니 저것이, 우리들이 이렇게 애쓰면 수고할 때도 밥통은 뱃속에 편히 앉아 놀고먹기만 하다니...”
이들은 서로 앞 다투어 자아비판에 나선 어떤 공산당원 처럼 떠벌려 대다가 마침내 파업을 일으켰습니다. “우리는 이제부터 저 게으른 밥통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맙시다.” 그래도 위는 자기변명이나 해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날부터 각 지체들은 모두 자기의 일을 하지 않았답니다. 음식을 가지러 가지도 않고, 만들지도 않고, 입으로 퍼 넣지도 않고, 그러니 씹어 삼킬 일도 없고, 냄새도, 보는 일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위”는 텅텅 비게 되었고 점점 홀쭉해졌습니다. 다른 지체들은 의기양양한 듯 위를 흘겨보며 고소해 하고...그리고 편했지만...얼마 지나지 않아 영양공급을 받지 못한 이들도 점점 기운이 없어 축 늘어지고, 매사에 의욕도, 기쁨도 없어짐은 물론 한마디로 죽을 지경이 됐습니다. 그제서야 위의 역할을 깨닫고 뉘우쳤답니다. 혹시 우리의 모습은 아닌가 살펴봅니다.
작은 일일지라도 자기에게 맡겨진 일에 충성하는 사람은 자기 삶에서 성취감을 느끼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넓고 넉넉한 마음을 갖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을 따뜻하게 품어 줍니다. 반면 늘 열등감에 사로잡혀 패배의식으로 세상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은 작고 닫힌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자기는 성질대로 화를 내고, 웃고, 뻐기며, 휘둘러서 많은 사람들의 맘을 상하게 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감정 표현은 용납하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나보다 약자인 사람에게 대우를 받으려 하고 편협해집니다. 이것은 상대방의 영적 건강을 해치게 되며, 상대방의 가치를 억압하는 못난 사람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분들까지도 사랑하시고 치료하는 긍휼을 베푸시는 분입니다.
눈을 들어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십시오. 살다보면 힘들고 어려울 때, 좌절될 때가 있습니다. 살다보면 숨 가쁘게 오르막길 오르다 보면 내리막길도 나오고, 어제는 죽을 듯이 힘들어 아팠다가도 오늘은 그런대로 살만해 어제의 일은 잊어버리며 사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고개를 떨구지 마시고, 희망도 버리지 마시고, 웃음도 잃지 마시고 고개 들어 하늘을 보세요. 원래 인생이란 힘들고 어렵고 마음대로 안 될 때가 많은 법이랍니다. 공중의 새 한 마리도 하나님의 허락이 없이는 떨어지지 않는답니다. 공평하신 하나님은 의인이나 불의한 자에게나 똑같이 햇빛과 비를 주십니다.
그저 오늘 허락한 기쁨을 누리십시오. 오늘 허락한 행복을 누리십시오. 지금 주어진 행복을 찾아 누리지 못하면 그 감정을 저축하여 내일 쓸 수 없습니다. 지나친 분주함 때문에 감동의 시력을 잃으면 눈을 떼도 아름다운 것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삶과 자연과 사람들 속에 묻힌 그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끝내 보지 못하고 마른 풀잎처럼 메말라 버린답니다. 이 가을에 감동의 눈을 떠 보십시오. 작은 섬김과 나눔이 얼마나 사람 사이를 풍성하게 만들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지.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많은 사람이 서로에게 지체가 되어 한 몸이 되었으므로 서로 사랑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위로하고 격려해 주어야 합니다.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주어진 모든 환경에 사명에 늘 감사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서로의 영혼을 감싸 안을 줄 아는 가슴이 따뜻한 우리, 사소한 오해들로 상처받지 않고 등 돌리지 않고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할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감사는 행복의 열쇠입니다. 올 가을엔 하나님이 주신 복을 하나 둘 세어보며 풍성한 감사의 열매를 수확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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