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지역에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흑인과 히스패닉계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수세기간 계속된 흑-백 갈등이 최근 들어 빠르게 흑인과 히스패닉계 이민자 사이의 갈등으로 바뀌면서 미국 내 인종적 갈등 양상이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남부의 많은 지역에서 흑인보다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의 수가 많아진데다 이민자들의 진출로 많은 흑인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두 그룹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
갈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한정된 일자리를 둘러싼 다툼.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일자리를 잃게 된 흑인들이 히스패닉계에 대해 적대감을 보이고 이것이 다시 흑인에 대한 히스패닉계 주민의 적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흑인 남성의 실업률이 히스패닉계 남성보다 3배 정도 높을 정도로 이민자들의 진출로 흑인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
흑인들의 피해의식은 범죄로까지 이어져 지난해에는 농장에서 일하던 6명의 멕시코 이민자들이 흑인들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에 대해 흑인들은 수세기에 걸친 고난의 역사를 통해 자리 잡은 곳에 어느 날 찾아온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낮은 임금을 바탕으로 일자리를 빼앗아 간 것은 물론 자신들을 경멸까지 하고 있다며 분개하고 있다.
조지아주 애킨슨 카운티 행정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흑인인 조이스 테일러는 대부분의 일자리를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가져가고 있다면서 자신의 아이들이 앞으로 더 힘든 생활을 하게 될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흑인들이 인종차별의 폐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민자들에게 적대심을 갖고 비난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민자들은 흑인들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흑인들이 자신들의 잘못은 잊은 채 이민자들만 비난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지역에서는 이민자들을 공격까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남부지역에서 일부 화합노력이 나타나고 있지만 흑인과 히스패닉 이민자들 사이의 갈등이 폭발 일보직전의 상황이라는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면서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인종적 갈등이 두려움과 인종적 편견을 확대 재생산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데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