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롱스 과학고 한인학부모들이 4일 열린 전체 학부모회에 참석하려 학교로 들어서는 타민족 학부모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며 한국어반 증설 논란에 얽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논란 핵심 공개 질의. 교장 답변없이 회의 무산
브롱스 과학고 한국어반 사태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4일 학교에서 열린 전체 학부모회에서 정식으로 문제 제기됐다.
한인 학부모를 대표해 이냐시오 박씨가 교장에게 최근 논란이 된 부분의 핵심문제를 공개 질의했으나 교장과 타민족 학부모, 한인 학부모들이 뒤엉켜 고성이 오고가면서 결국 교장의 답변을 끝까지 듣지 못한 채 회의가 흐지부지 끝났다. 박 대표는 한인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무시처사, 갑작스런 담당교사 해임으로 학생들을 방치한 책임, 학생들의 수강신청이 이유 없이 거부된 배경 등에 관한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교장은 “한인 뿐 아니라 어떠한 민족도 무시한 적이 없다. 여러 인종 출신의 학생이 있는데 모든 민족의 언어교육을 제공할 수는 없지 않는가?”라며 “최경미 교사 해고건은 이미 내 손을 떠나 학군사무실과 시 교육청이 처리할 일이므로 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새 학년 들어 처음 열린 이날 학부모회에는 한인 30여명이 대거 참석, 전체의 3분의1을 차지하자 교장도 짐짓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모임에 앞서 한인들은 학교 앞에서 그간의 상황 설명이 담긴 전단지를 나눠주며 타민족 학부모들의 이해를 구했다.
일부 타민족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도저히 학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인 반면, 또 다른 그룹은 전체 학부모회에서 논할 안건이 아니라며 고성이 오가는 분위기가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속속 자리를 떴다.
이날 지역 영자신문 ‘브롱스 리버데일 리뷰’도 관련기사를 1면 머리기사로 두 쪽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특히 한인사회가 한국어반 증·개설 명목으로 지난 3년간 기부한 10여만 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의 행방에 관한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한편 학교는 전체 재학생 180여명에 불과한 아라비아권 학생들을 위해 아라비아어반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인학생은 전체 2,600여명 가운데 300명 이상을 차지한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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