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퐁의 윌리엄 니버는 에탄올을 만들려면 옥수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농부들이 수확기를 더 늦추어야 한다고 했다. 이럴 경우 농토가 그만큼 부담을 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수확을 해 땅을 놀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다.
듀퐁사의 특별관리 토지에서 생산된 단단한 혼성 에탄올 옥수수.
곡물 과학자들이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다. 개스 값이 갤런 당 3달러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하면서 대체에너지원 개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에너지 관련 대기업들이 에탄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옥수수와 다른 곡물을 이용해 에탄올 등 대체에너지를 만들겠다는 노력이다. 에너지 관련 기업 신젠타(Syngenta)는 에탄올을 생성할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으로 변형된 옥수수를 2008년부터 시판할 계획이다. 듀퐁(DuPont)과 번지(Bunge)는 현재 식품용 콩을 개선하는 공동벤처에 열중하고 있지만 조만간 연료와 산업용 기름을 생산하는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비싼 개스 값·지구 온난화 등 우려 따라 핫 이슈 부각
듀퐁 관련 기업들 옥수수에서 대체에너지 생성 연구
단단한 옥수수의 녹말을 당분으로 전환해 에탄올 추출
유전자 조작·토질 약화 따른 해충 및 질병 확산 우려도
캘리포니아의 식물유전자 회사인 세레스(Ceres)는 평원의 초지를 에너지 수확용으로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세레스의 CEO 리처드 윌리엄스는 “만일 오클라호마의 농토를 모두 초지로 전환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멤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정도로 대체 에너지의 잠재력이 무진장하다는 것이다.
곡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학자들이 유전자 조작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해충과 제초제에 견뎌야 하므로 나름대로 강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곡물들이 단단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곡물을 단단하게 하는 성분인 리그닌이 너무 많으면 식물의 섬유소를 에탄올로 전환하는 데 방해가 된다. 그래서 학자들은 리그닌의 함유를 줄이는 방안을 고심해 왔다.
환경론자들은 이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리그닌을 줄이는 유전자 조작을 할 경우 야생에서 이러한 곡물들의 씨가 번져 다른 식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했다. 또 이 방법으로 값싼 대체에너지가 개발될 경우 미국 운전자들이 더욱 자동차에 중독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곡물 대체에너지 개발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외국의 석유에 의존하는 것보다 곡물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데 따른 부작용이 훨씬 작다고 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 문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탄올을 생산하는 곡물들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이란다.
그렇다고 곡물 대체에너지가 만능은 아니다. 옥수수에서 에탄올을 뽑아낸다고 해도 미국에서 소비하는 석유의 15%만 커버할 수 있다. 연방에너지부의 보고서에 명시돼 있다. 그러므로 다른 곡물 대체에너지 개발에도 진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유전자조작이 곡물 대체에너지 개발의 필수조건은 아니다. 곡물 생명기술의 선두기업인 몬샌토(Monsanton)는 유전자 조작보다는 전통적인 생산 방법을 사용한다. 이 것이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지금 몬샌토는 어느 옥수수가 에탄올 생산에 적합한지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듀퐁의 자회사이며 몬샌토의 경쟁사인 파이어니어 하이 브레드 인터내셔널(PHBI)도 같은 연구에 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 회사에 따르면 발효 녹말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옥수수가 다른 옥수수보다 에탄올을 2-5% 더 생산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공장에서는 에탄올을 많이 생성해 내는 특정 옥수수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확보하기 위해 프리미엄을 기꺼이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에탄올 생산 공장은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듀퐁 측에 따르면 앞으로 특정 옥수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농부들의 경작 패턴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옥수수를 생산하면 수입도 늘어나므로 그렇게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농토에 옥수수만 심으면 토질에 무리가 간다. 해충과 질병에 대한 토지의 저항력이 약화되고 이는 다른 곡물에게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문제도 있다. 녹말을 당분으로 변환하는 과정에 유전자 조작이 사용된다. 당분으로 만드는 효소인 아밀라아제, 즉 엔자민을 첨가한다. 그런데 이 엔자민을 박테리아 통에서 배양한다. 이 박테리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돼 있지 않다는 게 반대자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녹말만으로 에탄올을 생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므로 다른 섬유소로부터 에탄올을 생성할 수 있는 방안을 동시에 모색해야 한다고 한다. 아무튼 옥수수를 통한 대체에너지 개발은 학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사안이다. 그러므로 있을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치밀하게 진행돼야 한다. 관계 당국에서도 연구 과정과 결과에 대해 ‘송곳 심사’를 거쳐야 할 것이다.
<뉴욕타임스특약-박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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