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연
「Mo~m, Your favorite food! 」
7 살짜리 사내녀석이 자기 밥 그릇에 있던 고등어 구이 한토막을 엄마에게 주며 하는 말을 듣고, 역시 2세 엄마들은 「다르구나!」를 알았다.
이 2세 엄마는 이 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완전 영어권으로, 한국 말은 듣는 정도 한글은 전혀 모르는 분이다.
그래서 2세답게 자녀 교육도 저렇게 시키는구나,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집어 드릴 줄 알게…
며칠 전, 이 분의 가족을 초대하여 같이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 때 듣기로 이 분이 고등어 구이를 좋아하는 줄 안 이상, 상에 안 올릴 이유가 없어 노릇노릇 잘 구운 고등어를 냈는데, 손을 대지 않는다.
집에서 자주 드시니까, 이렇게 생각을 하며 식사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이 녀석이 「Mom, Your favorite food!」하며 찐 만두를 엄마 그릇에 옮겨 놓는다.
「아이구, 고 녀석 신통하기도 하지, 아니 어떻게 엄마 좋아하는 음식을 아이가 다 알아요?」 생소하여 물어 보았더니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하는 짓이 기특하여, 다시 아이에게 물어본다.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아니?」「Left over」,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묻는다. 역시 같은 대답「Left over」, 고등어 구이도 아니고, 만두도 아닌 「Left over」란다.
「큰 애 낳고서도 안 그랬는데요, 아이가 넷이 되니까 제가 이렇게 변할 줄몰랐어요. 결혼 전에는 생선을 만지지도 못 했고, 냄새 난다고 먹지도 않았어요. 내 수저 외에는 식사도 안 했고, 결벽증은 절대 아닌데, 남과 같이 사용하는 것이 싫었어요. 누가 먹다 남긴 음식 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죠. 예전에 엄마가 우리들 먹다 남은것 드실 때면 막 소리 질렀는데, 내가 이렇게 되었고,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어요. 그런데, 이런 게 사랑인가봐요. 내 안에서 나오는 사랑, 엄마가 물려 준 사랑, 내 자식에게 물려줄 사랑」 하며 눈물을 그렁그렁 만든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 한국 학교 나의 담임 반 학생들에게 질문해 보았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아니?」
일률적인 대답, 뭐든지 다 잘 먹어요, 맛있다고 먹고, 아깝다고 먹고, 오래간만이라고 먹고 내 아이에게도 물어 보았다. 「글쎄, Left over, 아니면 배?」그래도 배를 좋아하고, 복숭아는 싫어하는 줄 아는구나.
나에게도 물어 보았다.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아버지가 좋아하시는것만 떠오르지?
아마, 엄마가 귀따갑게 말씀하신 덕인가보다. 「아이구 이거 느이 아부지가 좋아하는 건데, 이 생과자 손 대지 마라 느이 아부지 드리게, 느이 아부지 느이 아부지…」
갑자기 생각난 엄마가 좋아하신 음식,「동태 대가리, 터진 만두 껍질, 가지런히 썰어 내놓고 남은 배의 속, 면은 다 건져 먹고 남은 짜장…」
.
지금 생각해 보니 내 엄마도 그러셨다. 좋아하는 음식, Left over.
그렇다. 2 세이건, 1.5 세이건, 신식 교육을 받았든지, 옛날 구식이든지, 엄마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다 같다.
엄마가 물려준 사랑을 받으며 자라, 엄마가 되었기에 물려줄 사랑 또 내 자식에게 흐르는 것이다.
Left over, 남은 음식 먹는다고 소리 지르며, 창피하다고, 난리칠 때도, 엄마는 사랑으로 웃으셨다.
Left over, 이제 남은 사랑 아낌없이 주시려고, 자식들 뒤에서 저 달처럼 환하게 웃으며 계신다는 것을 느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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