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화백이 자신의 작품 앞에서 근
구순의 원로 김병기 화백
40년 뉴욕생활 접고
LA 정착 새 작품 구상
화단의 원로 김병기 화백이 40년 뉴욕 생활을 접고 LA에 정착했다. 건강 문제를 우려하는 가족들의 뜻에 따라 지난 6월초 큰아들 청익씨가 있는 LA로 옮겨온 것이다.
김 화백은 1916년 생이니 올해 정확히 90세. 본인은 “작가 인생의 마지막을 LA에서 보내게 됐다”고 말한다. 평양 액센트가 강한 김 화백의 얘기가 이어진다.
“LA는 서양 문명의 최전방이자 아시안 문명과 만나는 지역이에요. 중남미 문명이 녹아 있기도 해요. 사실 뉴욕에 비하면 그림의 변방이지만 LA만의 특성을 가진 그림이 많이 나와요. 색채가 화려하고 유럽 남방의 분위기가 묻어나지요. 디 벤컨이나 데이빗 하크니, 짐 다인과 같은 유명화가들이 이곳에서 활동해요.”
김 화백은 미술의 이론가로 이름이 더 많이 알려졌다. 한국에 추상미술과 그 이론을 도입하는데 앞장섰고, 동서양 미술사를 통찰하는 그의 시각은 후배 작가들에게 지침이 되곤 했다. 지난여름 LA에서 전시회를 가진 서울대 미대 김병종 교수는 그를 두고 “서구적 현대미술사조의 흐름에 대한 통찰로 비평활동을 겸한 작가”라고 일컬었다.
김 화백은 17세이던 1933년 도쿄로 건너가 아방가르드 미술연구소에서 수학 한 뒤 도쿄문화학원에 입학했다. 한국의 1세대 서양화가중 한 사람인 아버지 김찬영 화백의 영향이 컸다. 김환기, 유영욱 등 당시 도쿄에서 함께 공부한 화가들이 그림에 치중했다면 김 화백은 이론에 집중했다.
1951-58년 서울대 미대 교수로 재직했고 1956년 서울예고에 미술과가 설립될 때 초대 과장을 맡으며 한국 현대미술의 틀을 잡았다. LA에서 활동중인 화가로는 강태호, 김소문 등이 서울예고 제자, 김옥경과 김옥녀 등은 서울 미대 제자들이다.
그러다가 1965년에 미술협회 3대 이사장을 맡으면서 상파울로 국제전에 커미셔너로 참가했다가 브라질을 거쳐 미국에 정착했다. 창작의 자유를 위해서였다. 이듬해 뉴욕 스키드모어 칼리지 방문교수로 뉴욕 부근 사라토가에 터를 잡은 게 오늘까지 이어졌다.
노 화백의 작품은 풍경이 주종을 이룬다. 하지만 풍경은 실재하는 풍경이 아니라 재현된 자연에 가깝다. 현실의 풍경에 자신의 이상경을 가미시켜 제3의 자연을 창출한다. “지금까지는 추상과 구상의 종합상태였다면 앞으로 그리는 그림은 극단의 추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자로 그은 듯한 선들은 화면을 긴장하게 하는데 물질 문명이 극에 달한 뉴욕 생활의 결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김 화백의 큰며느리 혜란씨는 서울 미대 출신으로 지금도 작품 활동을 하고 있고, 둘째 아들 청윤씨는 뉴욕에서 조각가로 활동하고 있다.
● 김병기 화백 약력
1916년 평양 출생
35년 도쿄 아방가르드 미술연구소
수학
39년 도쿄문화학원 미술부 졸업
51∼58년 서울 미대 교수
56년 서울 예고 미술과장
64년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66년 뉴욕 Skidmore College 방문
교수
77년 서양화대전 출품(국립현대미
술전)
78년 뉴욕 Empire State College
미술지도 교수
86, 90, 97년 작품전(가나화랑)
96년 작품전(파리, Benamou-
Gravier 화랑)
2000년 서울 가나아트센터 회고전
2008년 국립 현대 미술관 초청 개인전(예정)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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