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제공 사라진 후 승객 음식쓰레기 급증 청소는 소홀
“너무 빨리 더러워진다”
항공사들도 뒤늦게 자각
청소업체 재선정 등 부산
항공사의 비용절감을 위해 비행 편수는 줄이고, 한번 비행기가 뜰 때마다 승객은 그 어느때보다 많이 채워 가지고 다니는 것이 요즘 여객기 실정. 기내식마저 없애고 승객들에게 먹을 것을 가지고 타게 한 이후로 손님들이 내린 비행기 안에는 온갖 음식 포장지와 찌꺼기들이 널려 있다.
그런데 지상에서도 그동안의 감원 선풍으로 기내 쓰레기를 치울 일손은 부족하다. 비행기란 날아야 돈을 버는 물건이니만큼 지상 대기 시간도 짧아졌으니 청소는 형식적인, 겉핥기가 돼 버린다. 비용 절감차 청소도 다른 회사에 하청을 주었으니 제일 싸게 응찰한 회사에 일이 돌아갔다. 거기에 손님들이 외부 음식을 기내에 들여 오고 있으니 쓰레기만 더 늘어나고 있다.
파산에서 재기중인 ‘델타’항공이 올해 초 보유하고 있는 438대의 대형 제트기가 얼마나 지저분하고 더러운지를 알게 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운영 담당 디렉터 팀 카나반은 말한다. 자동차의 ‘디테일’에 해당하는 비행기의 ‘딥 클리닝’은 대충 30일만에 한번씩 하는 것이 업계 표준인데 그때까지 델타는 겨우 15~18개월에 한번씩 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이라면 매일 하던 샤워를 2주일에 한번씩 한 꼴이다.
비행기내 좌석을 값비싼 가죽으로 바꾸는 등 새 실내장식을 시작한지 채 몇달도 되지 않아 캐너번을 위시한 ‘델타’직원들은 비행기가 너무 빨리 더러워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더 깔끔한 항공사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노력에 착수했다.
엉터리로 일해온 청소 회사 둘을 해고한 후 요즘은 전체 ‘델타’비행기를 대상으로 무엇을 솔로 털고, 걸레로 문지르고, 진공청소기로 빨아 들일지가 정확히 명시된 딥 클리닝을 최소한 30일에 한번은 하고 있으며 청소 후에는 감사반이 확인한다. 기본을 포함한 많은 좋은 것들이 사라진 9/11 이후 대두된 문제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항공사는 델타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비행기 내부에 대해 지적하는 승객, 블로거, 승무원등도 많아졌다.
승객들을 대상으로 항공기의 청결도에 대해 조사하는 J.D.파워 & 어소시이츠의 여행부문 담당자 린다 허네이즈는 올해 최고 점수를 받은 것은 ‘젯블루’로 10점 만점에 8.49였지만 9점 이하는 낙제라는 것이 자기의 소신이라고 말했다.
애틀랜타에 기착한 ‘델타’ 76 7기내에 남아 있던 프렌치 프라이.
올해 J.D.파워 조사에서 ‘델타’는 ‘젯블루’‘사우스웨스트’에 이어 3등을 기록했다. 북미주 항공사만을 대상으로 했던 이 조사에서 꼴찌는 ‘노스웨스트’와 ‘US 에어웨이즈’에게 돌아갔다.
연방항공청은 비행기의 청결 기준은 정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대중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달려 있는데 ‘델타’의 제임스 화이트허스트 수석운영자인 “승객석에 과자 부스러기가 떨어져 있으면 사람들은 비행기 엔진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젯블루’가 기내에 가죽 좌석만을 사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헝겊으로 된 의자와 달리 가죽은 물기가 있을 경우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데는 1999년에 이 회사를 세운 데이빗 닐먼 회장의 체험도 한 몫을 했다. 그가 한번은 비행기에 타 헝겊으로 된 의자에 앉자마자 뭔지 모를 습기를 느꼈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전 좌석이 만원이라 하는 수 없이 젖은 의자 위에 담요를 깔고 앉았지만 “정말로 나쁜 경험이었다”고 닐먼 회장은 회고했다.
C.J. 보스틱은 35년간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알아보는 법을 습득했다. “아기를 데리고 화장실에 가는 여자분은 눈여겨 살펴봐야 합니다. 화장실 쓰레기 통에 그냥 버린 아기 기저귀가 며칠 뒤에 나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경험많은 여행객들은 그런 것은 승무원에게 줘 밀폐된 플래스틱 봉지에 넣게 합니다” 요즘 보스틱은 기내에서 피자 상자를 많이 집어낸다. 좌석 뒤에 달린 주머니에서는 온갖 잡동사니가 다 나오는데 셀폰은 하루에 최소한 하나는 나온다.
항공요금이 싼 ‘젯블루’와 ‘사우스웨스트’가 청결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보유 비행기가 새것인 덕을 본 것이다. 아울러 ‘유나이티드’나 ‘아메리칸’ 같은 오래 자리잡힌 회사보다 지상 근무 직원 숫자가 적지만 승무원, 게이트 근무자는 물론 ‘젯블루’ 경우에는 조종사들까지 기내를 깔끔히 정리하도록 권장하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는 덕도 봤다. 보유기들이 노후화한 ‘델타’의 경우 자체 조사 결과 승객들은 비행기 내부가 새롭고 깔끔할 때 음식도 더 맛있고, 좌석도 더 넓직하며 비행기도 제 시간에 운행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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