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현대 미술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 르네 마그리트의 대표작.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
세계 미술사와 철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르네 마그리트의 유명한 그림. 누가 봐도 명백한 파이프인데, 파이프가 아니라니. 이 명제는 거짓일까, 참일까.
사물과 이름, 이미지와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1898∼1967)의 작품전이 11월19일부터 내년 3월4일까지 LACMA에서 열린다.
‘마그리트와 컨템포러리 아트: 이미지의 배반’(Magritte and Contemporary Art: The Treachery of Images)이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는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의 작품 65점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시회. 벨기에 국영 미술관의 협력으로 전세계 소장가들의 작품을 대여해 이루어졌다.
그와 함께 비자 셀민스, 로버트 고버, 야스퍼 존스, 에드 루샤, 앤디 워홀 등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31명의 작품 65점을 병렬 전시하여 마그리트가 미국과 유럽의 화가들에게 미친 무의식, 개념주의, 포스트모던의 영향을 탐구하는 초대형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회의 중심작품은 물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This is not a pipe).
이 작품을 통해 마그리트는 언어는 매우 정확하고 명료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지극히 단순하고 한정된 것이며 현실은 그보다 훨씬 모순적이고 복합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그림과 글이 만나면서 회화와 언어 양자에 대한 기존의 사고를 흔들어 놓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벨기에 태생의 마그리트는 초현실주의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지만 사실은 어느 ‘주의’에 속하지 않고 그 자신이 하나의 파를 이룬 매우 독특한 미술가였다. 브뤼셀의 미술학교를 다녔으며 입체파·미래파의 영향을 받았으나, 1922년 G. 키리코의 작품과 접하고 초현실주의로 전향하였다.
1960년대 미국에서 그의 작품세계가 널리 알려진 후 많은 현대작가들이 비슷한 주제와 스타일로 작업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함께 전시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에서 그의 영향이 얼마나 다양하게 진화하였는지 살펴볼 수 있다.
야스퍼 존스의 ‘피겨 7’(Figure 7·1955)은 사물과 단어 사이의 시각적 인식에 대한 마그리트의 철학이 반영돼 있고, 클래스 올든버그의 조형물 ‘베이크드 포테이토 #1’(Baked Potato #1·1967)에서는 주변의 물체에 대해 크기를 변형시키는 마그리트의 ‘퍼스널 밸류즈’(Personal Values, 1952)와 ‘리스닝 룸’(The Listening Room·1952)의 영향을 읽을 수 있으며, 언어적 의미는 불안정하다는 뜻을 담은 멜 보흐너의 ‘언어는 투명하지 않다’(Language Is Not Transparent· 1970), 단어놀이의 매혹을 상기시키는 에드 루샤의 ‘라이온 인 오일’(Lion in Oil·2002) 등 모두 마그리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의 실험적인 작품들은 1980년대와 90년대의 컨템포 작가들에게까지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다.
입장료는 주중 성인 17달러, 학생·노인 14달러, 주말에는 성인 20달러, 학생·노인 17달러. 수요일과 주요 공휴일은 쉰다.
(877)522-6225. 5905 Wilshire Bl. LA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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