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중천 화보
■ 정우성·김태희의 ‘중천’
순 제작비 104억원의 대작‘중천’(감독 조동오ㆍ제작 나비픽쳐스)이 15일 기자 배급 시사회를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중천’은 한국에서는 불모지와 다른 없던 판타지 장르에 100억 이상의 제작비를 쏟으면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모아왔다. 개봉과 함께 관객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중천’을 면면을 살펴보자.
# 영화 기술의 진일보? CG는 살아있다
영화는 죽은 영혼이 49일간 머문다는 중천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판타지 영화를 표방하면서 빠질 수 없는 것이 CG 장면의 완성도다.
중천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이번 영화 1,900여 컷 중 750여 컷이 넘는 막대한 CG 물량이 투입했다. 이를 위해 한국 12개 CG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매달렸다.
공을 많이 들이고 품을 많이 팔아서일까?‘중천’은 확연히 진일보한 한국 영화 기술의 개가로 평가될 만하다.
중천의 풍광이 한 폭의 산수화처럼 펼쳐지는 장면이나 반추(허준호)가 뿜어내는 사악한 기운으로 어둑어둑한 하늘에 붉은 구름으로 채워진 장면은 대표적 판타지 대작 ‘반지의 제왕’의 그것에 모자라지 않을 정도다.
이곽 역의 정우성에게‘라이벌 의식을 느끼지 않냐?’는 질문이 나오게 했던 3D 캐릭터‘정우상’은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선보였다. 정우상은 대역배우로도 소화가 불가능한 강도 높은 액션 장면을 대신 연기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1대 3만 원귀의 대결 장면을 비롯해 이곽이 쇠사슬을 가슴에 맞으면서 10미터 이상 곤두박질 치는 장면 등 영화 곳곳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였다.
# 판타지의 한계? 내러티브는 여전하다
배우 정우성은 지난 인터뷰에서 한국 관객의 까다로운 입맛에 대해 털어 놓은 적 있다. 특정 장르와 재미 유무에 대해 이분법적으로 나눠 때때로 냉정하리만큼 차가운 관객에 대한 서운함이었다.
관객이 CG를 전면에 내세운 판타지 영화의 특성을 무시한 채, 드라마가 강한 멜로 영화로 접근한다면 배우들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작품이다.
실제로 화려한 볼거리에 비해 한국 관객이 중요하게 여기는 이야기의 힘은 다소 힘에 부친다. 영화는 이곽을 대신해 죽은 연화 그리고 사후 이곽을 알아보지 못하는 천인 소화의 설정, 옛 동료들과의 숙명적 대결이라는 푸짐한 밥상을 차렸다.
하지만 볼거리에 치중한 탓인지 인물에 대한 개연성까지 세세하게 묘사할 힘이 남아있지 않은 듯하다. 사랑이란 위대한 힘과 이곽의 사랑에 대한 명분이 영화 마지막 겹쳐지는 게 관객에게 후한 설득력을 얻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영화‘중천’은 볼거리는 확실히 기대 이상이다. 물론 국내 판타지 영화가 가진 내러티브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괴물’처럼 해외 제작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온전히 한국 제작진의 노력으로 진일보한 영화적 상상력을 펼친 건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실제로 CG든, 내러티브든 평가의 중심에 선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중천’은 요즘 개봉된 한국 영화 가운데 단연 발군이다.
한국 관객의 판타지 영화에 대한 냉정한 심판이‘중천’으로 종식될 지, 아니면 진행형으로 남을지 21일 개봉이 기다려진다.
김성한기자 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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