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중독, 감전 등 8명 사망…24만 가구 아직도 정전
주 전역에 비상사태 선포…벨뷰·켄트 등 일제히 휴교
전력 완전복구 며칠 더 걸릴 듯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되고 있다.
겨울 폭풍이 기습한 지난 14일 이후 적어도 8명이 각종 사고로 숨졌고 밀폐된 방에서 차콜을 피워 추위를 견디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사람이 100여명에 이르고있다. 이미 3일 동안 암흑의 밤을 지낸 일부 외곽지역에서는 여전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며칠 밤을 더 추위에 떨어야 할 판이다.
한때 100만 가구에 이르렀던 정전피해 가구는 18일 오전 현재 24만 가구로 줄었다. 벨뷰, 페더럴웨이, 켄트, 머서아일랜드, 타호마 교육구 등 소속 학교는 일제히 문을 닫았다.
일부지역에서는 프로판 가스 조리기구와 벽난로용 나무 등이 동났고 갑작스레 가솔린 가격이 오른 가운데 일부 주유소에서는 급유하려는 자동차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의 주민들은 친구나 친척집으로 옮겨서 밤을 보내고있고 일부는 적십자사가 제공한 대피소 신세를 지고있다.
전기 기술자들은 밤샘 복구작업을 하고있으나 인원 부족 등으로 애를 먹고 있으며 캔사스 등지에서까지 기술자들이 충원되고 있는 상황이다.
퓨젯 사운드 에너지(PSE)는 피해가 심각한 머서아일랜드의 남단지역, 쿠거마운틴, 우딘빌 외곽, 노스 벤드, 스노퀄미, 두발, 카네이션, 스카이코미시 등은 복구에 며칠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있다. 벨뷰, 커클랜드, 바셀, 이사쿠아 등의 일부 고립지역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도로시 브래큰 PSE 대변인이 밝혔다.
이번 피해는 이미 1993년 1월20일의 폭풍피해 규모를 넘어섰다. 1993년 당시에는 사망자 5명, 가옥파괴 79채, 재산피해 1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올해는 사망자가 현재까지 8명에 이르고 피해지역도 13년 전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지난 17일 오전 렌튼의 한 가정에 31세의 남자가 차콜 그릴 옆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진 채 발견됐고 16일에도 커클랜드에서 26세 청년이 침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긱 하버에서는 30대중반의 남자가 애견과 함께 산책을 나왔다가 길바닥에 깔려있던 전깃줄을 밟아 감전, 애견과 함께 즉사했다고 피어스 카운티 셰리프국이 밝혔다. 전력회사측은 길가에 흘러내린 전기선을 절대 밟으면 안 된다면서 적어도 10피트 이상 떨어져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스패나웨이에서는 주민 스티븐 씨엘렌(48)이 촛불에서 인화된 불로 집이 전소돼 숨졌다. 지난 14일에도 쓰러진 나무를 자동차가 들이받거나 물이 차 오른 지하실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등 4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크리스 그레고어 주지사는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각 카운티가 폭풍피해 복구를 위한 예산을 무제한 쓸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주 방위군을 동원해 피해지역에 연료와 보급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바람이 잠잠해진 15일 이후 100여명이 일산화탄소에 노출된 것으로 밝혀져 55명이 버지니아 메이슨 메디컬센터의 고압 산소실에서 혈액 산소공급을 받았고 5명은 하버뷰 메디컬센터에 입원했다.
버지니아 메이슨 메디컬센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서부 워싱턴주에서 사상 최악의 일산화탄소 중독사건으로 기록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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