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예인 부부의 파경 뉴스가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화제 거리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인기인들의 스캔들, 그것도 ‘남의 불행’은 워낙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강한데다가, 인터넷의 발달로 공간적 거리감이 없고 보니 태평양 너머의 사건이 바로 이웃의 일처럼 이야기 거리가 되곤 한다.
새해 벽두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는 화제의 주인공은 이민영과 이찬이라는 서른살 동갑내기 탤런트 부부. 한국 드라마를 자주 본 사람들은 얼굴을 기억할 만한 배우들이다.
그들이 “드라마에 같이 출연하다 친해지고 사랑에 빠져서??지난 연말 결혼식을 올리더니 결혼 12일 만에 파경을 맞았다. 필경 아직 혼인신고를 안했을 테니 이혼이라기보다는 결혼 무효합의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인기 탤런트들이 신혼여행 다녀오자마자 갈라서는 것만도 ‘뉴스’인데 그 보다 더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뉴스를 발표하는 광경. 얼굴이 생명인 여배우가 눈두덩은 시퍼렇게 멍들고 코뼈가 부러져서 수술을 받았다며 붕대로 감은 상태로 기자회견을 했다. 남자가 이렇게 구타를 하니 더 이상 살수가 없어서 헤어진다는 내용이었다. 결혼 전에도 여러 번 폭행을 가한 상습 폭행자였지만 임신을 해서 할수 없이 결혼을 했다는 것이 여자 측 주장. 이번 폭행으로 그는 유산까지 했다고 말한다.
보도 즉시 비난의 화살이 빗발치듯 남자쪽으로 쏟아진 것은 물론. 인터넷에는 입에 담지 못할 폭언들이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찬이 ‘나만 당할 수는 없다’며 사실 공방에 나섰다. 폭행은 잘못이지만 코뼈가 부러지고 유산을 할 정도의 폭행은 없었다는 것. 자연 유산이 아니라 임신중절수술의 결과라는 것. 모든 것은 ‘돈’ 때문에 생긴 불화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여자의 어머니가 ‘누구는 30억짜리 아파트에 사는 데 우리 딸이 뭐가 부족해서 …’식으로 신혼집 아파트의 평수, 아파트가 전세라는 점을 못마땅해 하고, 딸이 임신해 CF 모델 계약을 못하니 손해배상을 하라며 수시로 문제를 삼아서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보도가 나가자 이번에는 또 남자쪽을 동정하는 여론이 와 - 밀려들었다.
스캔들이 불러일으키는 대중적 호기심은 지속 기간이 짧은 것이 특징. 성냥불처럼 화르르 타오르고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잊혀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번 사건도 며칠 후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겠지만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있다. 결혼이 장사나 거래처럼 여겨지는 세태이다.
사랑만 보고 결혼한다면 웃음거리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 연예인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신부감이 이만하면 신랑감은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계산이 너무 보편화했다. 황금만능주의 사회에서 사랑 혹은 사람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지위, 경제력 같은 조건이 결혼의 주역이 되고 있다.
이민영-이찬 부부의 파경은 사람 보다 조건이 앞서는 결혼의 문제점을 보여준 좋은 본보기이다. 거기에 가정폭력까지 더 했으니 파혼의 ‘종합선물세트’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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