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대 영웅 아니다. 그저 남편을 사랑할 뿐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공원을 등반하던 중 퓨마에 물려 죽기 일보직전 볼펜과 막대기 하나로 남편 목숨을 구한 할머니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65세의 넬 햄 할머니. 이 할머니는 남편 짐(70)과 캘리포니아 북부 프레리 크리크 레드우즈 주립공원을 등반하던 중 갑자기 퓨마 한 마리가 달려들어 남편 얼굴을 거의 통째로 삼킬 즈음 막대기와 볼펜으로 반격을 가해 남편의 목숨을 구사일생으로 구했던 것.
CNN과 ABC 방송 등 미 공중파 방송들은 퓨마에 물려 비록 얼굴이 만신창이가 됐지만 병원으로 이송돼 극적으로 목숨을 구한 할아버지와 그 곁을 지키고 있는 할머니의 사진을 매시간 주요뉴스로 소개했다.
남편 짐은 이날 지역방송 키엠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안사람이 계속 퓨마를 내리쳤다면서 수분동안 계속 막대기로 내리치는 바람에 완전 녹초가 됐다고 설명했다.
짐도 퓨마에 얼굴이 물린 상황에서도 부인에게 내 호주머니에 볼펜 한 자루가 있으니 빨리 꺼내 퓨마의 눈을 찔러라고 조언했고, 할머니의 위기의 순간에도 침착하게 볼펜을 꺼내 퓨마의 눈을 찔러 도망가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퓨마는 볼펜에 눈이 찔려 남편 얼굴을 입에서 내려놓으면서 잠깐 부인의 얼굴을 쳐다보았으나 이내 도망쳤다고 ABC는 소개했다.
캘리포니아 수렵당국의 스티브 마타라노는 할머니의 필사적인 노력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할아버지는 저세상 사람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이 할머니는 악몽같은 이번 일은 두번 다시 생각도 하기 싫다고 치를 떨면서도 나는 절대 영웅이 아니며 그저 내 남편을 사랑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해, 미국 시청자들을 또 한 번 감동케 했다.
이들 부부는 2주 후 50번째 결혼 기념일을 앞두고 있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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