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와 건물주는 종속관계가 아닌 공생관계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렌트를 올려도, 커먼 차지가 2배로 뛰어도 매달 렌트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보다는 테넌트가 ‘렌트 부담이 너무 높지 않나, 사업은 잘되나’라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세입자와 건물주는 공생관계
건물주 입장에서 상가는 금전적으로만 적게는 수백, 크게는 수천 만 달러가 투자된, 대부분의 건물주에게는 평생 동안 일궈낸 땀과 노력의 결실이다. 세입자들이 장사가 잘 돼서 장기간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렌트를 꼬박꼬박 내주는 것이 건물주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건물주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공실률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부담할 수 없는 높은 렌트와 커먼 차지로 인해 많은 테넌트들이 장사를 포기하고 있으며 이는 공실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수년전부터 신축바람이 불고 있는 노던블러바드의 한인상가들은 채 1~2년도 안 돼 장사를 포기하고 나가는 세입자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후문이다. 노던블러바드 선상에 상가를 소유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테넌트들이 렌트를 몇 달 씩 밀린 채 문을 닫는 경우가 갈수록 많아지면서 건물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공사에 들어간 투자금이 있어 렌트를 낮게 받을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고비용 구조와 공실률의 악순환을 끊어라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 모씨는 지난 5여년 간 운영했던 업소를 팔고 싶으나 한인 건물주의 비협조로 속을 앓고 있다. 이 씨는 “10년 리스 중 3년이 남았는데 인수자에게 기존 리스를 떠맡으라는 입장”이라며 “어느 누가 3년 리스만 받고 수십만 달러를 투자해서 비즈니스를 인수하겠느냐”고 말했다.하지만 건물주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건물주는 “3년 뒤에 있을 리스 재계약을 앞당겨서 하게 되면 연장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렌트 인상 때문에 테넌트가 거부하고 있다”며 “리스 재계약을 하면서 렌트를 조정하지 않는 건물주가 어디 있냐”고 반문했다.
대다수의 한인 건물주와 세입자 관계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정기적으로 대화와 교류를 통해 서로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한다면 세입자들도 건물주의 고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건물주들이 거품가격에 산 건물의 페이먼트로 허덕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익률이 5~6%에 불과해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고 건물주들은 하소연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인경제를 뒷받침하는 한인 상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세입자의 고비용 구조→사업 포기→공실률 증가→건물 부실 운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극복해야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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