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론 교수, 결혼상담소 통해 판이한 성장 배경의 부인과 결혼
부인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펜 대학 경제학과 교수에게 정식 재판이 명령됐다. 윌리엄 마루스차크 몽고메리 카운티 법원 판사는 지난 1일 열린 라파엘 로브(56)교수에 대한 예비 심리에서 물증 없이 1급살인 혐의를 적용한 검찰과 3명의 변호사를 내세워 강도 소행이라고 주장한 로브 교수의 주장을 들은 뒤 “재판을 진행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날 검찰은 브루스 캐스터 몽코 검찰 검사장이 직접 나서 “로브 교수는 부인 엘렌 씨가 이혼하기로 결정하자 위자료 부담과 딸(12)과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살해한 뒤 부엌 유치 창을 깨고 강도 소행이라고 위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로버트 레반트 변호사는 “범행 도구나 목격자도 없는 살인 사건을 추측으로 엮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주장에 따르면 엘렌 부인은 구랍 22일 몽고메리 카운티 어퍼 머리온 타운 십에 있는 자택에서 쇠파이프로 보이는 흉기에 얼굴 전면과 뒤통수를 얻어맞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살해됐다. 게임 이론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로브 교수는 이날 오전 펜 대학에 출근했다가 낮에 귀가해 부인이 강도에게 피살됐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로브 교수는 부인 엘렌 씨를 지난 1987년 결혼상담소를 통해 만난 뒤 1990년 결혼, 딸 하나를 두었으나 성격 차이로 집안에서 별도의 방을 사용해 왔으며 엘렌 부인은 이혼 전문 변호사와 상담 중이었다. 특히 살해되던 날에는 친정어머니 등과 함께 친척을 방문하기 위해 떠나기로 했으며 돌아온 뒤 인근 타운 하우스로 옮겨 딸과 둘이서 살기로 남편과 합의해 놓은 상태였다.
라파엘 로브 교수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UCLA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84년 펜 대학 교수로 임명돼 연봉 18만 달러를 받았다. 그의 게임이론은 정치, 경제, 군사 전략을 분석하는데 유용하게 이용됐다. 그러나 엘렌 부인은 책 밖에 모르는 남편과 판이한 성장 배경을 가졌다. 그녀는 필라 교외 로즈몬트에서 홀어머니와 남동생 2명을 부양하기 위해 하루에 3가지 일을 하며 성장했다. 엘렌 부인은 필라델피아 대학을 졸업한 뒤 매니저 등으로 일했다. 그녀는 결혼 후 남편이 모든 재정을 통제하면서 크레딧 카드만 사용토록하자 친구에게 “우리는 잘못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그러나 딸이 태어난 뒤 결혼 생활을 지속했으나 남편이 자신을 배제한 채 딸을 데리고 뉴욕 등지를 데리고 다니자 “딸을 타락시키고 있다”면서 집 밖 출입을 삼가는 등 우울증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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