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한 머리가 투쟁하는 월스트릿에서 야만적 스포츠로 치부되는 복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직업적 긴장감을 날리는 데는 골프는 비교가 안된다고 매니아들은 말한다.
뉴욕증권거래소의 주식 거래인 마이클 멀로이가 격렬하게 주먹을 날리고 있다. 펑펑 주먹이 꽂히는 소리가 실내에 진동한다. 지금 그가 온 정신을 집중해서 싸우는 상대는 다른 증권 거래인들이 아니다. 장소도 거래소가 아닌 근처 복싱 클럽이다. 땀 냄새가 물씬 나는 이 곳은 월스트릿의 이미지와는 별개의 세상이지만 멀로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영혼의 쉼터다. 여기서 샌드백을 흠씬 두들기거나 트레이너와 몇 라운드를 뛰고 나면 피 말리는 옵션 거래의 긴장감은 어느 새 눈 녹듯 사라진다.
넥타이 풀고 샌드백 두들기는 월스트릿의 사나이들
전통적 취미 골프 대신 원시적 복싱 매니아 늘어
“피 말리는 직무에서 완전해방”스트레스 해소 최고
복싱 클럽이 증권거래에 따른 직업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월스트릿 종사자들에게 새로운 심신의 피난처로 인기를 높여가고 있다. 월스트릿의 전통적 취미인 골프 대신 글러브를 선택한 일부 월스트릿 사나이들은 복싱이야말로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이며 역설적이지만 “월스트릿에 가장 어울리는 스포츠”라고 주장한다.
일부 매니아들은 스트레스 해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복싱을 하고부터 직업적 성과도 향상됐다고 복싱예찬론을 편다.
44세의 옵션 거래인 프랭크 란다조는 “많은 월스트릿 종사자들이 복싱이 거칠고 강한 정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복싱에 매료되는 것 같다”며 “나 자신 복싱을 하고부터 다른 동료들-신체 밸런스가 엉망이고 정신적으로도 허약한 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고 느낀다”고 말한다.
멀로이가 다니는 맨해턴의 트리니티 복싱 클럽은 이 증권가 군데군데 박혀있는 다른 세련된 고급 피트니스 체육관과는 전혀 다르다. 사우나도 없고 고급 트레드밀, 하이텍 웨이트 운동 기구도 없다. 대신 복싱 링이 두 개, 펀칭 백이 많이 달려 있다.
근육을 붙여 힘을 더 늘리고 싶다면 슬레지해머를 휘두르거나 트럭 타이어를 던지면 된다. 커다란 빈 생맥주 통도 있어 고가의 웨이트 기구 대신 올렸다 내렸다, 가지고 놀면 된다.
“여기서 운동하는 월스트릿 친구들은 더 큰 도전을 찾아서 고급 피트니스 센터에서 도망쳐온 사람들”이라고 트리니티 복싱 클럽 주인인 마틴 스노는 말한다.
그는 복싱 잘 하는 친구들이 주식도 잘한다고 덧붙인다. “복싱 클럽에서 잘 하는 친구들은 거액 운용자, 스릴 추구자, 위험 감수자들이다. 이 친구들은 경쟁에 능하고 다른 친구들보다 더 잘한다. 복싱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월스트릿에서는 최근 전자 주식 거래가 증대되면서 직업적 긴장감은 점점 고조되는 중. 복싱이 갖는 분출구로서의 역할은 더 높아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플로어 브로커(46)는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었다. 월스트릿은 밖에서 보는 것처럼 결코 행복한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전하며 “이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복싱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가진 공격성을 복싱을 통해 발산하지 않는다면 그런 스트레스가 객장에서 다른 트레이더들을 향해 터지게 될 것”이라고 다른 트레이더도 동조한다.
월스트릿 종사자들은 복싱이 전적인 집중을 요구하며 복싱에 전념함으로써 직업적 잡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화이트 칼러 복싱: 오피스에서 링까지, 한 남자의 여정’이란 책을 쓰기도 했던 뉴욕 투자 은행가 잔 오덴은 “링에 들어가기 전에는 직업에 관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콜로라도 애스펜에 스키 여행을 가서 멋진 경치를 봐도 소용이 없었지만, 링에 올랐을 때는 완전히 잊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당신은 직무에서 해방될 필요가 있으며 그것도 강한 해방감을 필요로 한다. 복싱을 할 때는 복싱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다”고 그는 설명한다.
복싱을 좋아하게 된 많은 월스트릿의 남자들은 처음에는 신체 운동을 하기 위해 도장에 나온다. 그러나 펀치를 날릴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아드레날린에 이내 매료되고 흥분에 빠짐으로써 매니아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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