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양 하와이주 대법원장이 한인사회 발전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은호 기자>
문대양 하와이주 대법원장 LA 방문
“다른 인종사회에도 관심을 보여야 합니다.”
한인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주 대법원장을 지내고 있는 문대양 하와이주 대법원장(66)은 LA 한인사회가 끼리끼리 뭉치는 것에만 안주하지 않고 타인종까지 껴안는 포용력을 보여야 이민자 나라인 미국의 진정한 구성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법원장은 “인종화합 면에서 미국 사회가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지만 여전히 인종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새롭게 쓰여 지는 다인종 미국사회의 역사는 뒤늦게 이민 온 한인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또 대법원장은 “자신의 조상들이 어디서 태어났고, 어떻게 살았으며 어떤 경험을 했는지 계속 기억해 내지 않으면 오히려 주류사회로 편입되는 것이 어렵다”며 뿌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다운타운 쉐라튼 호텔 로비에서 만난 문 대법원장은 법조계 원로로서 후배들에 대한 따끔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가주에서만 매년 400~500명의 한인 젊은이들이 변호사 고시에 합격하는 것을 전해들은 문 대법원장은 “변호사 자격증을 편하게 먹고 살 수 있는 수단으로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대중을 돕는 도구로 이용해야 한다”며 “무료 변론을 많이 하고 사회 환원이란 사명을 실천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변호사의 열정이 식지 않은 문 대법원장은 하와이 사탕수수 이민가정에서 태어난 한인 2세다. 고등학교를 마친 뒤 아이오와 주립대 법학대학원을 졸업, 법관의 길을 걷게 됐다.
지난 1993년 당시 공화당 소속이었음에도 민주당 출신이던 와이헤어 주지사에 의해 대법원장에 임명됐다. 그만큼 법조인으로서 신망이 높았기 때문이고, 그에 대한 높은 신망은 지난 2003년 하와이 사법부 인선위원회의 재임명으로 다시 확인됐다.
한인 지도자 네트웍인 ‘넷칼’ 모임 강연 차 인터뷰 당일 오전 LA에 도착한 문 대법원장은 자신의 성장과 하와이 대법원의 변천사를 주제로 연설하고, 서부지역을 여행한 뒤 하와이로 되돌아갈 예정이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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